“우리 세대의 위대한 배우였다”…피터 그린, 뉴욕 자택서 숨진 채 발견에 충격 확산
현지시각 13일, 미국(USA) 뉴욕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할리우드 영화 펄프 픽션과 마스크 등에 출연한 배우 피터 그린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갑작스러운 비보는 북미 영화계와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으며, 사망 경위를 둘러싼 조사와 함께 그가 남긴 작품 세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매체 뉴욕 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피터 그린은 최근 뉴욕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시각 기준 정확한 발견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욕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타살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검시관의 부검 및 추가 조사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망 소식은 그가 여전히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고인은 내년 1월 배우 미키 루크와 함께 독립 스릴러 영화 마스코츠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출연 계획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황은 영화계 안팎에서 “활동 의지가 왕성한 상황에서 갑자기 전해진 비극”이라는 반응을 불러왔다.
피터 그린의 매니저 그레그 에드워즈는 현지 매체에 배포한 성명에서 “그는 우리 세대의 위대한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의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넓었다. 그가 너무 그리울 거다. 그는 정말 훌륭한 친구였다”라고 추모했다. 에드워즈의 발언은 배우로서의 존재감뿐 아니라 동료와 친구로서의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상기시키고 있다.
피터 그린은 1990년대 할리우드에서 개성 강한 악역과 범죄자 캐릭터를 주로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펄프 픽션에서 연쇄살인범 제드를 연기해 관객에게 섬뜩한 인상을 남겼고, 짐 캐리가 주연한 마스크에서는 갱스터 두목 도리안 타이렐로 등장해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유주얼 서스펙트, 경찰서를 털어라, 라이프 온 마스, 클린, 쉐이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충무로와 세계 영화 팬들에게도 얼굴을 각인시켰다.
이번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USA) 영화 팬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추모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름보다 얼굴이 더 먼저 떠오르는 배우였다”며 그의 개성 있는 조연 연기를 회상했고, 다른 이들은 “90년대 할리우드 범죄·느와르 영화의 얼굴 중 한 명을 잃었다”고 적었다. 북미 연예 전문 매체들도 “강렬한 악역의 대명사” “작지만 결코 잊히지 않는 역할을 해온 배우”라고 평가하며 그의 필모그래피를 재조명하고 있다.
사법 당국의 1차 조사에서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자연사나 건강 문제, 또는 다른 비범죄성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검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경찰과 검시당국은 구체적인 사망 시점과 원인, 약물이나 질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피터 그린의 필모그래피는 주로 주연보다 인상적인 조연과 악역에 집중돼 있었지만, 국제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배우들이 작품의 톤과 분위기를 규정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돼 왔다. 특히 펄프 픽션과 마스크 같은 세계적인 화제작에 등장한 그의 캐릭터는 국내 관객에게도 비디오와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돼 왔다. 이런 점에서 그의 부고는 북미를 넘어 유럽(Europe)과 아시아(Asia) 영화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까지 유가족 측 공식 입장과 장례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장례식과 추모 행사 규모, 참가 인사 명단 등에 따라 할리우드 내부에서의 위상과 인맥이 다시 한 번 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영화 전문 매체와 평론가들은 그의 대표작과 미완으로 남게 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준비하는 등, 생전 커리어를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피터 그린의 죽음이 1990년대 할리우드 범죄·블랙코미디 붐을 이끌었던 세대의 서서히 닫혀가는 한 페이지를 상징한다고 평가한다. 향후 검시 결과와 유가족 발표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망 경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사회 문화·예술계는 그의 연기와 남겨진 작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재조명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