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치킨에 무너진 다짐”…24시 헬스클럽 현장 뒤집은 웃음→예상 밖 가족 비밀
무대 위에서 한 조각 치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터진 폭소는 어느덧 진심을 품은 슬픔으로 변주됐다. KBS2 ‘24시 헬스클럽’에서 이준영은 마치 삶과 환상의 경계에 선 듯한 위태로운 순간, 한입에 프라이드 치킨을 베어 물었다. 세련되고 단단한 관장 도현중의 얼굴에는 해방의 미소와 뼈아픈 자책이 섞였다. 방울방울 터지는 웃음과 허무가 교차하는 이 장면에서 이준영은 자신의 본능마저 유머로 승화시키며 안방극장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방송에서는 세계적 보디빌더 출신 도현중이 하루아침에 헬스클럽을 떠맡게 되는 운명을 맞닥뜨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피트니스 대회를 앞둔 로사(이미도)를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이어가던 도현중은, 부상을 당한 로사를 마주하며 혼란과 자책 속에 무너졌다. 그 감정의 끝에서 도현중은 치킨집으로 향했고, 체력관리만이 전부였던 만큼 치킨을 향한 지독한 갈망과 자 punish할 줄 아는 자조가 기막힌 코믹 장치가 됐다. 정은지가 연기한 미란 앞에서 치킨과 소주를 번갈아 흡입하는 모습은 날카로운 고달픔과 웃음이 교차한 순간으로 남았다.

이어 도현중은 술에 취해 멋쩍은 고백까지 더했다. 회원 미란의 무릎을 베고 앉아 “회원님 얼굴이 두 턱”이라 중얼거리는 대목은 캐릭터의 엉뚱하고 허술한 인간미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한편,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는 로사를 격려하는 장면에서는, “내가 본 그 어떤 선수보다 최고의 선수”라는 다정한 한마디와 달콤한 양갱이 선물처럼 건네지며 진심이 전달됐다. 로사의 얼굴에 번진 감동은 극의 정서를 부드럽게 감쌌다.
마지막에는 한 아이가 헬스클럽을 찾아 “아빠”라고 부르는 예고되지 않은 등장으로, 차가웠던 공기를 단숨에 훈훈하게 물들였다. 도현중이 마주한 가족의 곁에는 무수한 질문이 쏟아졌고, 시청자 역시 다음 회를 더욱 기다리게 됐다. 마치 번민과 환희, 실패와 응원이 교차하는 이준영표 도현중은 코미디의 진폭을 넓히며 온기를 전하고 있다. 프라이드 치킨의 유혹 앞에서 마주한 깊은 인간미와, 흔들림 속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는 드라마의 여운을 길게 이었다.
한편, ‘24시 헬스클럽’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