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금값 하루새 1.1% 급락”…차익 실현·환율 하락에 ‘김치프리미엄’ 축소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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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값이 하루 만에 1.1% 급락하는 등 단기 조정세가 나타나며, 국제 금 시세와의 이른바 ‘김치프리미엄’도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돈(3.75g) 기준 국내 금 시세는 759,6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일(768,113원)보다 8,513원 내린 수치로, 비율로는 1.1% 하락했다. 앞서 지난 1주일간 719,963원에서 계단식으로 오르던 국내 금값은 13일 768,113원까지 치솟은 뒤, 이날 차익 실현 매물과 단기 고점 부담에 밀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번 하락에도 불구하고, 1주일 평균(744,289원) 및 30일 평균(743,920원)보다는 각각 2.1% 높은 상태로,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고점’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시사한다. 또 올해 1년 사이 최고가(851,250원)에 비하면 10.8% 낮지만, 최저가(421,875원)보다는 80.1%나 높은 수준에 머문다. 금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단기 피로감, 차익 실현 욕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분석] 금값 하루새 김치프리미엄 축소·환율 완화 (금값시세)
[분석] 금값 하루새 김치프리미엄 축소·환율 완화 (금값시세)

국제 금 가격과 비교하면, 같은 시각 국제 기준가(환율 반영)는 739,625원으로 전일 대비 2,821원(0.4%) 상승한 반면, 국내 금값은 1.1% 떨어져 양 시장 간 가격 차이(프리미엄)는 한층 줄었다. 이날 환율은 1,462원으로 전일(1,470.6원) 대비 8.6원 하락했는데, 원화 강세 영향에 달러 기준 금 시세가 올라도 국내 금값은 오히려 제한적이거나 조정받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실물 금값과 국제 기준가의 괴리는 약 19,975원(2.7%) 수준으로, 직전 고점 대비 ‘김치프리미엄’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보면 복합적 변수들이 금값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 해제 영향과 더불어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 하락했고, 이에 따른 위험자산 매도 심리 확대로 금 수요가 단기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와 차익 실현이 수시로 번갈아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4,245달러 부근에서 기술적 저항을 받고 조정을 겪는 가운데, 미국 정부 예산안 통과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급등 후 그 기대가 식는 등 방향성이 확실히 굳지 않는 상황이다. 선물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로 반영하며, 단기적으로는 금값이 4,150~4,250달러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 미중 갈등 등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탈달러’ 흐름 등으로 금 투자에 대한 상방 기대는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5거래일 동안 금은 약 7% 상승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 60% 이상 올랐다. 세계은행은 2025년까지 금값이 60%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금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도 중요한 변수다. 환율이 1,470원선을 넘나드는 강세 흐름을 반복하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흐름 등으로 최근 하루 만에 8.6원 하락하는 등, 단기 등락이 국내 실물 금값 변동성에 직접 연결됐다. 이날 같은 국제 금 가격에 환율 하락이 더해져 국내 금 시세는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금값 급등→조정 과정이 △단기 고점 부담, △차익 실현 매물 출회, △환율 하락, △글로벌 금값 조정과 김치프리미엄 완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진단한다. 향후 금값의 상·하단은 국제 기준 온스당 4,150~4,250달러, 국내 실물 1돈 기준 740,000~770,000원 부근에서 단기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금 투자 방향과 관련해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거시지표 발표, 달러 인덱스 및 환율 레벨, 국내외 투자 심리,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동향 등이 모두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확대된 구간에서는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더 빠르게 조정될 수 있는 만큼, 단기 급등락 구간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이어질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미국 주요 경제지표, 환율 흐름, 글로벌 금리 기조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당국은 “시장 안정화와 변동성 완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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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금값#김치프리미엄#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