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규, 두마루의 비밀스러운 시선”…여름의 카메라로 전주영화제 뒤흔든 성취→관객 심장 울렸다
짙은 조명 아래로 내려앉은 레드카펫 위, 곽민규는 단정한 블랙 슈트 차림으로 나아가며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따뜻하면서도 선명한 미소,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이 공존하는 그의 얼굴에 전주의 밤공기와 관객의 기대감이 동시에 깃들었다. 이날 곽민규가 보여준 걸음과 미묘한 표정 한 조각은 오랜 시간 기억될 영화제의 시작이 됐다.
곽민규는 영화 ‘여름의 카메라’에서 여름의 아버지 지훈의 과거 연인 두마루 역을 맡아, 마주한 소녀에게 경계와 다정함이 엇갈리는 깊은 눈빛을 펼쳤다. 두마루의 내면을 따라가는 듯한 곽민규의 연기는, 세심하게 흔들리는 감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낯섦과 혼란, 그리고 지나간 시간의 아련함을 품은 그의 연기가 관객 온몸에 잔잔한 파문을 전했다.

영화 ‘여름의 카메라’는 첫사랑 연우를 담으려 유품 카메라를 손에 쥔 여름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이다. 두마루 캐릭터가 여름과 얽히는 그 미묘한 시선과 침묵에는 곽민규의 진심 어린 해석이 녹아들어 있었고, 마침내 관객은 영화의 끝에서 소리 없이 번진 감정과 마주하게 됐다.
상영 이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곽민규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진지한 접근법을 고스란히 전했다. 배우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공감이 깃든 그의 답변에 관객들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의 카메라’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농심신라면상을 거머쥐며, 곽민규에게 특별한 영광의 순간을 남겼다. 곽민규는 이미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두 차례 수상 경력을 쌓으며, 스스로의 도약을 증명해 보였다.
개막식부터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 5월 3일까지, 곽민규의 행보는 영화제의 리듬을 촘촘히 엮어냈다. 레드카펫을 밟는 설렘과 진심 어린 대화 안에서 그는 배우로서의 진정성, 그리고 사람의 따스함까지 전하며 전주를 깊게 물들였다. 울림이 오래가는 미소와 짧지만 의미 있는 순간들이 누구의 가슴에도 잔잔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오늘, 영화제 무대에서 공식 활동을 끝마친 곽민규는 ‘여름의 카메라’ 속 두마루의 고집스러운 시선처럼, 관객과 분주하게 나눈 따뜻한 여운을 한 겹 더 깊이 새겼다. 이 작은 떨림은 전주의 밤을 넘어 더 긴 시간 곁에 머무를 것이다. ‘여름의 카메라’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농심신라면상을 수상한 뒤, 새로운 여정을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