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에도 넣는다”…우본, 0호 소포 상자 전국 출시로 배송 혁신
우체통을 통한 소포 접수 및 비대면 물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0호 소포 상자를 전국 우체국 및 우체통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첫 도입 사례로, 업계는 중소형 개인택배 및 소형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기존 오프라인 창구 접수 중심 체계에서 모바일·무인 플랫폼으로의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0호 상자는 우정사업본부가 21일부터 전국 3300여 우체국 및 7200여 우체통에서 판매 및 접수를 개시하는 소형 소포 전용 상자다. 가로 22.5㎝, 세로 15.5㎝, 높이 3㎝의 크기로, 책 1권 등 소형 물품이 들어갈 수 있어 기존 1호 상자보다 체적이 50% 이상 감소했다. 소비자는 우체국 앱 또는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간편사전접수'를 신청 후 발급되는 16자리 접수번호를 상자에 기재, 인근 우체통에 투입하면 자동 접수된다. 현장 방문 없이 24시간 내내 발송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접수 프로세스를 IT 기반으로 설계해 개인정보 기재 부담을 줄인 것이 차별점이다. 상자 표면에 포장법이 인쇄돼 비숙련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개인정보 노출 대신 간편사전접수 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배송 속도도 강화됐다. 우체통에서 수집된 0호 상자는 다음날 수취인에게 전달된다. 이는 기존 창구 접수 등기소포와 동일한 익일(D+1) 배송 체계를 유지한다. 도심 인근, 오지 등 접근성이 높은 곳 중심으로 0호 상자의 이용도가 확산될 전망이다.
시범 도입 초기부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우체국은 올해 말까지 0호 상자 소포 고객에게 소포 요금을 500원 할인(간편사전접수 필수)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온라인 구매 고객에게는 무료배송도 제공한다. 더불어 공식 SNS 채널을 통해 '0호 상자 소문내기 이벤트'도 개최해 소비자 경험 확장에 나섰다. 개인 간 소형물품 거래가 잦은 중고거래, 소상공인용 샘플 배송, 소포자동화 요구가 높은 전자상거래 업계에서의 활용이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영국 등도 IT를 활용한 스마트 우편 플랫폼 구축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일본 우편(Japan Post) 역시 모바일 사전등록 및 무인 우체통 투입 모델을 도입하며 비대면 배송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전문가들은 우본의 0호 상자 시스템이 “IoT·모바일 연동 등 추가 기술적 진화를 통해, 국내 물류 산업의 스마트화 흐름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비대면 접수 표준 확립이 과제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물류 표준화 추진, 향후 데이터 기반 배송 트래킹 고도화, 관련 규제 정비도 중요하다.
산업계는 0호 상자 출시에 따라 “국내 우편·택배 시스템의 디지털·비대면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제도·사용자 편의성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혁신이 지속적 발전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