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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비타민B 복합제”…팜젠사이언스, 제형기술 앞세워 건기식 재편 노린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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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방출 제형 기술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지속성 비타민B 5종 복합제를 선보이면서다. 의약품에서 주로 쓰이던 서방형 제제를 비타민B군 건강기능식품에 도입해 섭취 편의성과 흡수 효율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기능성 원료 경쟁을 넘어 제형 기술이 차별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지속성 비타민B 제형과 지속성 복합제가 식약처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는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 비타잉 지속성 비타민B 에센셜을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비타민B1과 비타민B2, 나이아신, 판토텐산, 비타민B6 등 5종을 하나의 제형에 담은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비타민B군을 대상으로 한 지속성 단일 제형뿐 아니라 복합제 제형 승인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는 처음이다.  

핵심은 의약품에서 활용되던 서방형, 즉 지속 방출 기술을 건강기능식품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수용성 비타민B군은 체내 체류 시간이 짧고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되는 특성 탓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해도 일정 시간을 지나면 체내 농도가 쉽게 떨어진다. 팜젠사이언스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유효성분이 서서히 용출되도록 코팅층과 기제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잉 지속성 비타민B 에센셜은 하루 1회 1정 섭취 기준으로 체내에서 비타민 성분이 최대 7~8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방출되도록 설계됐다. 이 방식은 혈중 농도를 급격히 올렸다가 빠르게 떨어뜨리는 기존 즉시 방출형과 달리, 일정 수준을 장시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업계에서는 동일 용량이라도 체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실제 이용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이미 지난해 비타잉 지속성 비타민C로 자사 지속성 제형 기술을 한차례 검증했다. 당시 회사는 최대 10시간까지 체내에서 성분이 유지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에는 단일 성분이 아니라 비타민B1, 비타민B2, 나이아신, 판토텐산, 비타민B6 등 서로 용해도와 안정성이 다른 5종을 하나의 정제 안에서 동시에 서방형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제형 설계 난도가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이미 타임 릴리즈, 서스테인드 릴리즈 등 명칭으로 불리는 지속 방출 비타민 제품이 다수 출시돼 왔다. 다만 제제 설계와 실제 혈중 농도 유지 시간, 영양소 조합 등에 따라 제품 간 성능 편차가 크다. 국내에서는 그간 비타민B군 제품이 고함량 경쟁에 치우친 반면, 체내 유지 시간과 흡수 효율을 과학적으로 설계한 서방형 복합제는 제한적이었다. 팜젠사이언스의 이번 승인은 국산 제형 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틈새를 공략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건강기능식품 규제 측면에서 보면, 의약품용 서방형 제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 방출 프로파일에 대한 정량적 검증이 필요하다. 식약처 승인은 제형 설계의 재현성과 안전성이 일정 수준 이상 입증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회사가 비타민D, 미네랄, 복합 영양제 등 다른 영양소군으로 지속성 라인업을 확장할 경우, 각각의 성분 특성에 맞는 방출 곡선을 확보하고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성 비타민 제형이 소비자 행동에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복용 횟수를 하루 1회로 줄이면서도 체내 노출 시간을 늘리면 복약 순응도 향상과 함께 실제 체감 효과가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 섭취 시 축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지용성 비타민이나 특정 미량원소에 지속 방출 기술을 적용할 경우에는 용량 설계와 이상반응 모니터링이 필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팜젠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이 국내 최초 지속성 비타민B이자 지속성 복합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기능성 원료 중심의 경쟁에서 제형 기술과 데이터 기반 효능 입증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산업계는 지속성 비타민B 복합제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에 따라 향후 제형 혁신 투자 방향을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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