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시가총액 장중 첫 500조 돌파…정부 정책 기대에 급등 후 숨고르기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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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이 12월 4일 장중 기준으로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다만 지수가 장중 약세로 돌아서면서 시가총액은 5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아 향후 상승 동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코스닥 시가총액은 502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닥시장은 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497조6천219억원까지 불어났고, 4일에도 지수가 강세로 출발하며 장 초반 500조원 고지에 올랐다.

코스닥 시가총액 장중 첫 500조원 돌파…정책 기대에 급등 후 숨고르기
코스닥 시가총액 장중 첫 500조원 돌파…정책 기대에 급등 후 숨고르기

그러나 오전 10시 14분을 전후해 코스닥지수가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시가총액도 다시 줄어들었다. 장 마감 시점 코스닥 시가총액은 499조2천416억원 수준으로 내려와 500조원 선을 지키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포인트 0.23 퍼센트 떨어진 929.83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하락을 기록했다.

 

단기 조정에도 코스닥이 최근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정부의 모험자본 육성 기조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정책 기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의 역할과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온 데다 관련 세제·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며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선호가 강화된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투자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스닥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으며 지수와 시가총액 상승을 견인했다.

 

금융위원회는 해당 보도 직후 설명자료를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만 밝히고, 코스닥시장 대책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그럼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스닥 관련 정책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직접적인 대책 확정 단계는 아니더라도 정책 방향성이 명확해졌다고 판단해 매수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과 17개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벤처·중소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코스닥과 비상장 투자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정책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BDC 제도가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코스닥벤처투자펀드 코벤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도 연내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해 관련 제도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닥 급등세의 핵심 동력으로 이런 정책 기대를 지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날 발표한 12월 월간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코스닥 강세가 주로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코벤펀드 관련 세제 혜택과 공모주 우선배정 제도가 수급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책 추진과 제도 개선 기대감이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정책 기대만으로 지수 상승이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세제·제도 설계 내용과 실제 시행 시점, 기업 실적과 글로벌 유동성 여건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상승 추세가 정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계속 다듬고 있어, 향후 발표될 추가 대책이 코스닥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해 초로 예상되는 자본시장 종합대책 윤곽과 BDC 제도 시행 준비 상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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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금융위원회#키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