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블루아카이브, 헌혈 굿즈 수익 전액 기부로 사회공헌 확장
게임 IP를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이 헌혈 문화 확산과 재난 구호 재원 마련을 동시에 겨냥한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넥슨이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앞세워 전개한 세이빙 라이브스 투게더 캠페인이 그 사례다. 단순 기부가 아니라 이용자 커뮤니티 참여형 구조로 설계되면서, 게임 산업이 ESG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의 실질적 수단으로 부상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게임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과 팬덤을 공익 활동에 연계하는 시도가 향후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여지도 있다고 본다.
넥슨은 22일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진행한 세이빙 라이브스 투게더 캠페인을 통해 판매한 블루 아카이브 굿즈 수익금을 전액 기부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부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재민 지원과 피해 지역 복구 등 재난 구호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캠페인은 블루 아카이브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팬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설계해,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커뮤니티 기반 사회 공헌 구조를 지향했다.

넥슨은 올해 여름 구급함 패키지와 구호기사단 손잡이 담요 등 구호기사단 캐릭터 일러스트를 활용한 굿즈를 두 차례에 걸쳐 출시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그대로 살린 굿즈를 통해 이용자의 구매 동기를 자발적 기부 참여로 전환한 점이 특징이다. 회사는 해당 상품의 판매 수익 전액을 적십자 재난 구호 기금으로 전달해,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오프라인 공익 활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기존 캐시 아이템 판매나 부분 유료화 수익과 달리, 수익 배분 구조를 사회 공헌에 집중시킨 셈이다.
이 캠페인은 굿즈 판매에 더해 헌혈 참여를 결합한 복합 형태로 전개됐다. 넥슨은 전국 154개 헌혈의 집 등에서 헌혈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블루 아카이브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 굿즈를 제공했다. 헌혈 장려 프로그램은 4월 온라인 1회, 6월과 8월 오프라인 2회 등 총 3차례 진행됐고, 누적 참여 인원은 3만1000여 명에 달했다. 게임을 매개로 형성된 팬덤을 혈액 수급 안정화라는 공공 과제로 이끈 셈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게임 산업이 보유한 고정 팬층과 콘텐츠 생산력을 공공 캠페인에 접목해, 기존 공익 광고나 일회성 이벤트와 다른 참여 구조를 만든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용자는 평소 즐기던 캐릭터 굿즈를 얻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헌혈과 기부에 참여하게 되고, 이는 다시 커뮤니티 내 후기 공유와 2차 창작으로 이어지며 파급력을 확대하는 구조다. 디지털 문화 소비가 사회적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선순환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글로벌 게임·IT 기업 역시 자사 IP를 활용한 사회 공헌을 강화하는 추세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인기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자선 방송, 기부 연계 인게임 이벤트 등이 정례화되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에서는 규제 이슈와 게임 중독 논란 등으로 인해 게임의 사회적 기여 측면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만큼, 이번 넥슨의 행보가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여지도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직접 맞닿아 있는 게임이 헌혈과 재난 구호 같은 전통적 공익 영역과 결합하면서, 공공기관과 민간 플랫폼 간 협력 방식도 다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무 넥슨 사업부사장은 이번 캠페인을 두고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인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긍정적 가치를 만들어가고자 한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도 블루 아카이브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에서는 IP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용자 참여형 사회 공헌이 브랜드 충성도와 팬덤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유사 사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이번 모델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디지털 사회 공헌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