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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배우고, 맛집에서 쉬고, 음악으로 채우다”…부천의 다층적 일상 풍경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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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천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자연과 예술, 미식이 함께 숨 쉬는 일상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사소한 코스지만, 그 안엔 여유와 새로운 취향을 찾는 시민들의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부천 원미구의 자연생태박물관은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 나들이 코스로 인기다. 공룡 모형이 펼쳐진 탐험관, 반짝이는 곤충 세계, 실감 나는 식물 표본 등 7700여 점의 전시물이 가족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실내 정글열차와 넓은 공간 덕에 어린 아이들도 편하게 뛰놀 수 있어, "아이와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고 부모들은 고백한다.

원미공원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원미공원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런 변화는 음식점 풍경에서도 엿보인다. 소사구 옥길동의 중식당 미엔빠오는 멀리 가지 않아도 품질 좋은 짬뽕과 짜장면을 만날 수 있다. 신선한 해물이 푸짐하게 오르는 칼칼한 짬뽕, 고소한 짜장면에 젊은 커플과 직장인, 가족 단위 손님까지 모여든다. “한 끼 잘 먹고 가면, 집밥 못지않은 든든함을 느낀다”는 체험담이 잇따른다.

 

놀거리와 먹거리 사이, 드럼을 배우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비트에이지 드럼랩은 80평대에 19개 드럼 연습실을 갖춘 부천의 새로운 음악 공간이다. 고교생부터 40대 직장인까지, "하루 중 나만의 몰입 시간이 있다"며 드럼 연습에 열중한다. 예약제로 언제든 연습실을 이용할 수 있고, 서울예대 출신 등 실력파 강사진의 1:1 맞춤 레슨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부천에 이렇게 다양한 공간이 있었는지 새삼 놀랐다”, “아이와도, 친구와도 각각 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뮤니티에 퍼진다. 자연생태, 맛, 음악—부천의 새로운 삶의 흐름에는 지루한 일상에 숨통을 틔우고 싶은 도시인의 욕구가 묻어난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다층적 일상 경험’이라 표현한다. “요즘은 여행까지 거창하지 않아도, 도시 안에서 새로운 취향의 조각을 발견하며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한 트렌드 분석가는 분석했다.

 

작고 평범한 한 시내에서 자연, 맛, 소확행이 어우러진다. 부천을 걷다 보면 사는 재미와 일상 속 채움이 의외의 장소에서 시작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 이 변화를 경험하는 건,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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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자연생태박물관#비트에이지드럼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