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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불, 그리고 커피 한 잔”…이천의 가을, 도자 예술과 감성 공간 속으로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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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만지고 바라보는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요즘 이천을 찾는 이들은 흙과 불로 빚어낸 예술품을 직접 보고, 향긋한 커피와 식사로 가을 하루의 온기를 나눈다. 예전엔 단순한 전통 체험지로 통했지만, 이제는 미식과 여유, 예술이 함께하는 감각적인 공간의 도시로 변모했다.

 

이천시 중리동 ‘파스타 클럽’에서는 우드 톤의 인테리어와 잔잔한 재즈 선율에 둘러싸여 이탈리안 파스타 한 접시의 온기를 음미하는 사람이 많다. 테이블 간격이 넉넉해 모임이나 대화도 편안하다. SNS 속 인증샷으로 남겨지는 식탁 위 플레이팅, 그리고 현지 재료를 고집한 신선함이 가족은 물론 혼밥족, 친구 모임까지 부른다. “여유롭게 식사하는 이천의 하루, 확실히 다르다”고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이야기한다.

‘OUI 카페’는 커피잔에 담긴 예술과 오후의 휴식이 만나는 감각적인 장소다. 신둔면 한켠에서 도자기 전시와 판매,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를 동시에 즐기는 트렌디한 방문객이 이어진다. 매장 한가운데 놓인 도자기 작품을 살피며 음료를 나누다 보면, 무심코 사진 찍는 손길도 많았다. 인근의 ‘카페다원’ 역시 넓은 창밖으로 탁트인 자연을 감상하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여유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이천을 대표하는 ‘경기도자미술관’은 도자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이어온, 지역 문화의 거점이다. 2001년 개관 이래 세계 각지의 도예 작가와 협업을 지속하며, 대중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전문성과 대중성 모두를 높이고 있다. 최근엔 가족 단위 체험객은 물론, 도자 예술에 관심 있는 MZ세대 방문도 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지식 강좌, 작가 레지던시 등에서 “작고 소박한 그릇 하나에도 오래된 시간과 손길이 머물러 있다”는 방문자들의 감상도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천의 가을 여행은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남다른 감각과 경험의 축적”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커뮤니티 반응도 다양하다. “내가 쓰는 머그잔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보니 더 정이 간다”, “예술과 미식, 경치가 모두 한 곳에서 어우러진 느낌”이라는 후기가 이어진다. 예전의 ‘도자기 마을’ 이미지에서 벗어나, 예술·미식·자연의 감성을 품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 많았다.

 

사소한 선택처럼 시작된 가을 나들이지만, 어느새 삶을 다시 채우는 시간이 된다. 이천의 감각적인 공간들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삶의 감도를 바꾸는 가을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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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경기도자미술관#oui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