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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중 갑자기 어좌에 앉았다”…이배용, 김건희 경복궁 행동 ‘돌발’ 진술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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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어좌 착석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의 돌발 행동이었음을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김건희 여사의 국가지정문화재 시설 내 행동과 인사 청탁 의혹이 얽히면서 정치권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일 이배용 전 위원장을 불러 경복궁 방문 경위와 김 여사의 어좌 착석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 국빈 맞이 행사 동선을 점검하던 중, 문화재 설명을 맡고 있었다”며 “한창 설명하고 있는데, 김 여사가 계단을 올라 어좌에 갑자기 앉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경호 요원 등 다수도 함께 있었다.

경복궁 근정전 어좌 착석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여권에서도 ‘국가 원형 보존 가치 훼손’ ‘공적 예절 위반’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 사안 자체에 대한 범죄 혐의 조사보다는, 이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쌓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와 한지 복주머니,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넨 뒤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에서 전달된 금거북이의 가액을 190만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이 전 위원장은 같은 해 9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선물 전달 직후 인사 자료를 건네고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제품까지 증정한 경위를 확인하는 등, 이 일련의 행위가 공직 임명을 위한 대가성 있는 청탁이라는 의심도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선물은 순수한 당선 축하의 의미였고, 인사 청탁과는 무관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자택 압수수색 직후 비서에게 휴대전화 내 자료 삭제를 지시했다는 정황도 확인, 증거인멸 교사 적용 여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선물에 대가성이 있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이 전 위원장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이날 특검팀 조사는 문체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복궁 어좌 논란, 인사 청탁 수사로 이어지며 정치권 파장도 예고되고 있다. 특검은 향후 추가 조사와 수사 확대를 통해 사건의 객관적 진실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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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김건희#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