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OST를 IP로"...펄어비스, 세라핌 뮤비로 세계관 확장 노린다
게임 내 서사를 음악과 영상으로 확장하는 OST 전략이 라이브서비스 경쟁력의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신규 클래스 세라핌의 테마 OST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자사 지식재산권 IP의 감성적 접점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효과음 수준을 넘어, 캐릭터별 테마곡과 시네마틱 뮤직비디오를 결합해 팬덤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런 음악 IP 투자가 브랜드 차별화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펄어비스는 22일 검은사막 신규 클래스 세라핌의 테마곡 RISE RISE와 공식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번 작업에는 펄어비스 김지윤 오디오실장이 작곡과 편곡을 맡았고, 뮤지션 선우정아가 보컬로 참여했다. 영국 노던 필름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으로 금관과 현악 중심의 풀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구현해 콘솔 대작 게임과 유사한 수준의 사운드 스케일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라핌은 고아 출신으로, 어린 시절 죄를 강요받는 환경을 극복하고 빛의 구원자로 거듭난 여성이라는 세계관을 지닌다. 인게임에서는 빛과 어둠 강화 중 모험가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스타일의 전투를 펼치는 구조로 설계됐다. 펄어비스는 이런 양면성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성기사 콘셉트에 맞춘 장엄한 오케스트레이션과 대비되는 감성 보컬을 결합해 캐릭터의 내적 서사를 드라마처럼 풀어냈다.
뮤직비디오는 세라핌의 서사에 집중하기 위해 흑백 영상으로 제작했다. 게임 내 세라핌 클래스의 전투 장면과 더불어, 스튜디오에서 노래하는 선우정아, 영국 현지에서 촬영한 노던 필름 오케스트라의 연주 장면을 교차 편집해 현실과 게임 세계관을 동시에 보여주는 구조다. 개발사 내부 사운드팀, 외부 뮤지션, 해외 오케스트라가 한 프로젝트에 합류한 방식으로, 게임 업데이트를 멀티미디어 콘텐츠 패키지로 경험하게 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주요 업데이트 시점마다 신규 클래스의 특색에 맞춘 테마곡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캐릭터 서사를 음악으로 먼저 각인시키면, 유저 입장에서는 신규 클래스 이해도가 높아지고 캐릭터에 대한 애착 형성이 쉬워진다. 이는 장기·반복 플레이를 전제로 하는 MMORPG 장르에서 유저 이탈을 줄이는 장치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번 OST는 글로벌 유통 채널에도 동시에 배포했다. 공식 뮤직비디오는 펄어비스 뮤직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됐고, 음원은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유튜브 뮤직, 멜론 등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서비스된다. 검은사막 이용자가 아닌 일반 음악 소비자가 접점에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며 IP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노린 구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콘솔 중심 대형 게임사들이 오케스트라 콘서트와 OST 패키지 판매로 별도 수익원을 만드는 상황이어서, 국내 온라인게임 기업의 본격적인 음악 IP 사업 확대 신호로도 읽힌다.
게임산업에서는 향후 OST와 뮤직비디오가 단순 부가 요소를 넘어, 업데이트 마케팅과 커뮤니티 활성화의 핵심 도구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장기 서비스 중인 타이틀일수록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를 음악과 결합해 전달하는 전략이 유저 경험을 리프레시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계는 펄어비스의 이번 행보가 게임과 음악, 영상이 결합된 IP 확장 모델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