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가 20% 폭등, 거래량 30배 급증"…소룩스, 알츠하이머 신약 기대에 급등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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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룩스 주가가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대감을 타고 급등세를 연출했다.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소룩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99% 오른 5,650원에 마감했다. 조명 본업의 수익성 악화와 대규모 순손실 전망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테마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향후 아리바이오와의 합병 진행 상황과 재무 체력 개선 여부가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소룩스에 따르면 12일 종가는 5,650원으로, 4,000원대 초중반 박스권에 머물던 한 달여 흐름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당일 소룩스는 4,780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상한가인 6,070원까지 치솟은 뒤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거래량은 1,862만4,803주로 직전 거래일 약 55만 주에서 3,000% 이상 폭증했다. 최근 10거래일 중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하며 11월 이후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을 단숨에 반전시킨 셈이다.

소룩스[2906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소룩스[2906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아리바이오의 치매 치료제 모멘텀이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이 글로벌 시장에서 조기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시장에서는 소룩스를 기존의 조명업체가 아닌 바이오 관련주로 재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기에 양사 합병 추진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신약 상용화 시 기업가치가 크게 점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자 리스크를 덮고 매수세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뚜렷했다. 12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40만308주를 순매수해 지분율을 1.4%에서 2.2%로 끌어올렸다. 최근 3개월 중 최대 규모의 순매수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한 개인 투자자 매매 공방이 거세게 전개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이 저가 매수와 주가 하방 지지 역할을 하며 상승 탄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단기 차익보다는 바이오 모멘텀에 대한 전략적 베팅 성격이 강한 매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소룩스의 시가총액은 약 2,754억 원으로 코스닥 346위 중소형주에 속한다. 같은 조명·디스플레이 부품 업종 내 덕산네오룩스(시총 9,783억 원)와 LX세미콘(시총 8,701억 원) 등 안정적인 흑자 기업들과 비교해 체급이 작고 실적 변동성도 크다. 경쟁사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10% 안팎인 것과 달리 소룩스의 외국인 비중은 1%대에 불과해, 주가가 바이오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장주식수는 약 4,875만 주로 유통 물량이 풍부한 만큼, 테마성 자금 유입 시 주가 급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재무 지표는 주가 급등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연간 추정 매출액은 5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66억 원, 당기순이익은 -409억 원으로 적자 폭 확대 전망이다. ROE는 -58.22%까지 떨어져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49.74%로 수치상 안정적이지만, 잦은 자본 확충과 자금 조달의 결과일 수 있어 재무 건전성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PBR은 5.08배로, 적자 기업임에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어 실적 반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못할 경우 가격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

 

주가 변동의 잠재 리스크로는 합병 일정과 전환사채(CB) 물량이 꼽힌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여러 차례 요구하면서 아리바이오와의 합병 일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합병 자체가 무산되거나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경우 실망 매물이 분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룩스는 최근 40억 원 규모 CB를 조기 취득하며 주주 불안을 달래려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미상환 CB는 주가 상승 시 언제든 유통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오버행 변수다. 본업인 조명 사업에서도 시공 분야 진출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지만,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바이오 이슈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단기 수급과 기술적 흐름을 고려하면 6,000원선 안착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대거 유입된 5,000원 초반대를 1차 지지선으로, 직전 고점 부근인 6,000원대를 핵심 저항 구간으로 보고 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6,000원 돌파 후 안착에 성공할 경우 바이오 모멘텀이 이어지며 7,000원대까지 단기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5,000원선이 무너지면 재료 소멸 인식과 함께 주가가 다시 4,000원대 박스권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병존한다.

 

중장기 관점의 투자자라면 합병 관련 공시와 적자 폭 축소 여부를 확인한 뒤 접근하는 보수적인 전략이 요구된다는 조언이 많다. 치매 신약 임상 결과나 글로벌 허가 일정은 예측이 어려운 만큼, 소문이나 기대감에만 기댄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는 분위기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이후 단기 급락이 반복되는 테마주의 전형적인 패턴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향후 소룩스 주가는 아리바이오 신약 개발 진척 상황, 합병 승인 절차, CB 물량 소화 여부 등 복합 요인에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수급 동향과 공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온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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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룩스#아리바이오#ar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