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44일 만에 드러난 자백”…‘청주 실종 여성 살해범’ 김영우 신상 공개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청주 실종 여성 살해범’ 김영우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며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검찰에 구속 송치까지 마치며 사건은 기소 절차로 넘어갈 전망이다.
충북경찰청은 4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피의자 김영우의 이름,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했다. 해당 정보는 이날부터 30일간 충북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경찰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잔인하며,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영우에 대한 공개 여부를 논의했다. 위원회 결과 공개가 결정됐으며, 김영우는 신상 공개에 대해 별도의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김영우는 검찰에 송치됐다. 호송 과정에서 취재진이 “40여 일간 심경이 어땠느냐”고 묻자 그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체포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짧게 답했다. 범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어떤 마음으로도 용서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해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동기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의 한 노상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에 격분해 SUV 차량 안에서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우는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시신을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뒤, 다음 날에는 평소처럼 직장에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퇴근 후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한 업체의 오폐수처리조로 이동해 피해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시신 유기 장소 선택과 이동 경로, 범행 이후 일상 복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가 실종된 뒤 수사는 장기화됐다. 경찰은 실종 신고 접수 후 주변 탐문과 CCTV 분석, 통신기록 추적 등을 이어갔고, 피해자 실종 44일 만에 김영우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이어 수색을 통해 오폐수처리조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사망 경위와 정확한 시간대를 규명하기 위해 부검 결과를 정밀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우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사전 CCTV 위치 검색 정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사전에 CCTV 설치 위치를 확인한 정황 등이 포착됐다”며 “우발적 다툼이 아닌 사전 준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과 살인, 이른바 ‘데이트 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집착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접근금지 명령의 실효성과 사전 경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 송치를 통해 공소 제기와 재판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범행의 계획성 여부, 유기 경위, 반성 정도 등이 형량을 가를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준비 과정 등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며 “유족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도 병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실종 신고 단계에서부터 살인 사건으로 드러나기까지 40일이 넘는 시간이 걸린 만큼, 실종 수사 체계와 데이트 폭력 대응 방식의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계획범죄 여부와 제도적 허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