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약 가치 부각에 장중 24% 급등…삼성에피스홀딩스, 바이오시밀러주 재평가 본격화

조현우 기자
입력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가 신약 개발 모멘텀과 저평가 분석에 힘입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3일 장중 주가가 20%를 웃도는 강세를 보이면서 인적분할 재상장 이후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설 법인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본격적으로 재산정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향후 임상 진척 상황과 수급 흐름이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설명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일 장중 기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는 54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23.98%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인적분할 후 재상장 직후였던 11월 말 30만 원대 초반까지 밀렸던 주가는 12월 들어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등 기술적 추세 전환 신호와 함께 강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 54만 원선을 돌파하며 상장 시초가 회복을 목전에 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특징주 분석] 신약 가치 부각… 삼성에피스홀딩스 바이오시밀러주 재평가 흐름
[특징주 분석] 신약 가치 부각… 삼성에피스홀딩스 바이오시밀러주 재평가 흐름

주가 반등의 배경으로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식품의약국 FDA 임상 1상 시험계획 IND 제출 소식이 가장 큰 재료로 꼽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ADC 항체 약물 접합체 신약 후보물질 임상 절차에 착수하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기존 바이오시밀러 중심 구조에서 혁신 신약 개발사로 체질을 전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가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를 다시 계산하고 있는 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변화 조짐이 관측된다. 재상장 직후인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며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다만 12월 2일에는 1만6,503주를 순매수하며 포지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고, 같은 날 기관도 7,612주를 매수하며 매수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 유입 시 단기 반등이 강화되는 패턴이 확인됐다며,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하단을 받치는 구조 속에서 수급 체력이 보강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코스피 46위, 13조6,359억 원 규모의 대형주군에 포함된다. 상장주식수는 2,488만 주로, 같은 그룹 내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76조 원대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덩치는 작지만 주가 탄력성은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6.8% 수준으로, 셀트리온 21.39퍼센트나 유한양행 17.6퍼센트 등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시장에서는 낮은 외국인 보유 비율이 향후 글로벌 수급 유입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호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은 인적분할 후 재상장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 명확한 연간 실적 이력과 밸류 지표가 정착되지 않았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은 현재 시가총액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와 신약 파이프라인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2,488만 주 발행 주식수와 현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코스피 50위권에 위치하는 대형주지만, 바이오시밀러 직판 실적과 신약 임상 성과가 구체화될 경우 본격적인 밸류에이션 재산정 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로는 하나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61만 원 리포트가 꼽힌다. 해당 리포트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적정 가치가 현 주가 대비 약 50퍼센트 상단의 업사이드가 존재한다고 추정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인적분할 직후 주가 급락이 기업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수급 왜곡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저가 매수 유인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 관점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ADC 신약 개발 진입이 상징성을 갖는다. 기존에는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복제약 포트폴리오에 머물렀다면, ADC와 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이른바 한국판 빅파마로 도약하려는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임상 단계 진입이 구체적인 데이터 도출과 기술수출 논의로 이어질 경우,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현재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주가 재평가 요인 중 하나로 언급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이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가격을 인정받으면서,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지배구조 효율화 시나리오가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CDMO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약 개발 역할을 맡은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인적분할로 분리한 전략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와 테마 관점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대표주이자 ADC, 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 테마의 핵심 종목으로 부상했다. 최근 한 달간 시장은 반도체 등 전통 대형주 외에 바이오 신약 관련 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임상 공시나 기술이전 이슈가 등장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생산능력과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방어적 투자처 역할을 하는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약 개발 속도와 성장 잠재력을 앞세운 공격적 성장주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다만 상장 초기라는 특성상 수급 변동성이 크고 축적된 실적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 등락 폭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증권가 목표주가 61만 원을 향한 상승 추세 연장 여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현재 54만 원선까지 빠르게 상승한 만큼 향후 50만 원선 지지 여부가 단기 추세 유지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중기적으로는 FDA 임상 진행 상황과 외국인·기관 수급 안정화 수준에 따라 주가 레벨이 재조정될 전망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전고점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조정 국면이 전개될 경우 48만 원선이 1차 기술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적분할 재상장 초기 특유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하락 폭이 커질 수 있고, 신약 임상 과정에서의 지연이나 실패 가능성, 글로벌 금리와 환율 변동 같은 대외 변수도 상시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바이오 투자심리, 임상 데이터 발표 일정이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조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성에피스홀딩스#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