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리 인하 기대가 비트코인 밀어 올렸다”…미국 연준 회의 앞두고 9만 달러선 회복, 변동성 확대 경고도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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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8일 현지시각 기준, 미국(USA) 금융시장에서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9만 달러선을 다시 넘어서면서 위험자산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흐름은 이더리움과 리플 XRP, 솔라나(Solana) 등 주요 알트코인을 동반 상승세로 이끌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베스팅은 이날 ‘Bitcoin price today: gains to $90.8k as Fed cut bets remain firm’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9만 87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직전 주 8만 4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조정을 받았으나, 이번 주 예정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상승 탄력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 9만 달러 회복… 금리 인하 기대감 속 알트코인 동반 상승
비트코인 9만 달러 회복… 금리 인하 기대감 속 알트코인 동반 상승

현재 선물·파생상품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10일 종료되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약 87%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베팅의 배경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있다. 최근 발표된 근원 PCE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에 그치며, 연준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에 점차 근접하는 흐름을 보여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신뢰를 강화했다.

 

기업 측 매수세도 가격 반등에 힘을 보탰다. 미국(USA)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주 9억 6270만 달러를 투입해 비트코인 1만 624개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규모 매수는 비트코인을 사실상의 디지털 금으로 간주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장기 전략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6% 이상 급등해 3130달러선을 되찾았고, 리플 XRP와 솔라나, 카르다노 에이다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 전반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준의 최종 결정과 향후 통화 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뚜렷하다. 외신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험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시장이 반영한 87% 인하 확률이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확정된 정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근 연준 위원들이 물가와 성장 전망을 두고 다소 상이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혼재된 신호를 보인 점도 경계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이번 FOMC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어조로 향후 통화 완화 속도를 설명하느냐에 따라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기대에 비해 파월 의장이 신중하거나 매파적 뉘앙스를 강조할 경우, 그동안 누적된 차익 실현 욕구와 맞물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에서 단기적인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연준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곧바로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으로 되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세계 경제는 성장 둔화 압력과 지정학적 리스크, 재정 건전성 우려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통화 완화가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파급되는 데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연준이 2025년 초반부터 점진적 인하에 나선다 해도, 2026년 이후 완화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은 여전히 가변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USA) 증시와 달리 규제 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가상자산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앞서도 연준 메시지의 작은 변화가 비트코인 가격을 수일 내 수천 달러씩 움직이는 사례가 반복된 바 있다. 이번에도 연준 성명서 문구와 점도표, 향후 인플레이션·고용 지표에 대한 파월 의장의 평가가 기존 기대와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시장이 즉각적으로 방향성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번 비트코인 랠리를 두고 위험자산이 연준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전형적인 국면이라고 진단하는 한편, 과도한 기대가 되돌림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은 여전히 제도권 금융과 규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연준뿐 아니라 미국(USA) 의회와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중장기 흐름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단기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물가 둔화와 경기 연착륙 신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더라도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그리고 2026년까지 통화 완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번 주 연준 회의 결과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기점으로 또 한 번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자산시장과 통화정책 방향성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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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연방준비제도#이더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