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아 15점의 투혼”…U-21 여자배구, 미국전 3세트 반격→아쉬운 1-3 패배
3세트 중반, 이주아가 고감도 서브와 강력한 공격을 번갈아 터트릴 때마다 관중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마치 오래 기다린 무대가 주는 긴장과 설렘이 한꺼번에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패배 속에서도 팀을 이끌었던 젊은 에이스들의 분투에, 현장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 21세 이하 여자배구대표팀이 2025 국제배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미국에 세트스코어 1-3(17-25 19-25 25-19 20-25)으로 패했다. 7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한국은 전반적인 높이와 파워에서 열세를 보였다. 팀 전체 블로킹 수에서 1-11의 격차가 발생하는 등 기록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1세트와 2세트 모두 미국이 중앙과 측면을 번갈아 공략하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에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더 당기려 했으나 미국의 압박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특히 네트 앞에서의 수 싸움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0-2로 몰린 3세트, 이주아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김세빈도 빠른 이동 공격과 날카로운 블로킹으로 힘을 더했다. 결국 25-19로 한 세트를 따내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에 따라 벤치와 관중석 모두에 희망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4세트에 들어서면서 미국이 다시 집중력을 높여 초반부터 간격을 벌렸고, 한국은 실책이 이어지며 20-25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14년 만의 세계선수권 복귀 무대에 걸맞은 열정과 패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세계 U-21 무대에 나섰다. 대회는 24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며, 각 조 1~4위가 16강에 진출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미국, 중국,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크로아티아와 경쟁한다.
정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주요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득점에 참여해준 데 의미가 있다”고 전하며 “남은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더욱 세부 기록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현지 팬들은 초반부터 대회장에 운집해 한국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14년 만의 복귀라는 사실 자체가 벅차다”는 반응과 함께 분전한 선수들에게 박수가 이어졌다. 한국은 8일 세계랭킹 1위 중국과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이 경기는 8월 8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체육관에서 팬들의 기대 속에 다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