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20주년…사옥 외벽 수직 루버 조명 연출로 존재감
웹툰 플랫폼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가운데 네이버웹툰이 서비스 정식 출시 20주년을 맞아 자체 IT 캠퍼스인 네이버 1784 사옥을 활용한 대형 외관 프로모션에 나섰다. 대형 미디어 파사드나 전용 전광판 대신 건물 외피에 적용된 수직 루버를 컨트롤해 문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IT 기업 사옥을 데이터 센터이자 브랜드 미디어 허브로 쓰는 흐름과 맞물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사 브랜드를 물리 공간과 디지털 이벤트로 동시에 각인하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네이버웹툰은 서비스 정식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 외벽에서 대규모 조명 연출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사옥 창문에 부착된 햇빛 차단용 수직 루버를 제어해 WEBTOON 20이라는 문구를 형상화했고, 이를 10일 오후 6시부터 약 4시간 동안 경부고속도로 방면에서 보이는 1784 사옥 전면에 노출했다. 야간 시간대 교통량과 시인성을 고려해 퇴근 시간 이후 구간에 맞춰 노출 시간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출의 기반이 되는 수직 루버는 건물 유리 외피 전면에 설치된 슬랫 구조물로, 일조량과 냉난방 효율을 제어하기 위한 설비다. 네이버는 1784 설계 단계에서 이 루버를 단순한 친환경 건축 요소에 그치지 않고, 개별 모듈을 제어해 패턴과 문구를 구현할 수 있는 공간 연출 수단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버 각도를 제어하면 유리면을 통해 새어 나오는 실내 조명과 외부 반사를 조합해 특정 영역의 밝기 대비를 만들 수 있고, 이 명암 차이를 통해 문자 형태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조명 이벤트는 추가 전광판 설치나 대형 스크린 장비 없이도 건물 외피를 일종의 로우해상도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개별 루버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하는 시스템이 전제돼야 하며, IT 인프라와 건축 설계, 조명 제어 기술이 결합된 복합 구현 사례로 볼 수 있다. 네이버가 1784를 로봇, 클라우드, AI 실증 공간으로 활용해 온 맥락에서, 사옥 전체를 데이터 기반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확장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네이버웹툰은 오프라인 조명 연출과 함께, 2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이용자 감사 이벤트 네웹월드도 가동 중이다. 네웹월드는 20년간의 웹툰 서비스를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통합 이벤트로, 네이버웹툰 앱 홈 화면 우측 상단 아이콘과 앱 내 더보기 메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이용자는 앱 안에서 20년 동안 축적된 주요 작품과 캐릭터, 서비스 변천 과정을 다시 체험하도록 설계된 콘텐츠 허브를 만나게 되며, 오프라인 연출과 연계한 이벤트 구성이 더해질 여지가 있어 보인다.
웹툰 플랫폼 관점에서 이번 이벤트는 단순 기념 행사를 넘어 콘텐츠 IP 중심 생태계로서의 위상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에서 출발해 북미와 일본, 동남아 등으로 확장한 글로벌 스토리 플랫폼으로, 원천 웹툰 IP를 영상, 게임, 굿즈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하는 모델을 구축해 왔다. 20주년을 계기로 본사 사옥 외벽을 활용한 대규모 야간 연출은 창작자와 이용자, 투자자에게 축적된 IP 자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콘텐츠 기업들은 이미 본사 사옥을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야간 드론 쇼나 대형 미디어 파사드로 신규 서비스 론칭과 기념 이벤트를 알리는 사례가 확산되는 중이다. 네이버 1784에서의 수직 루버 조명 연출은 한국 IT 기업이 보유한 스마트빌딩 인프라를 이용해 비슷한 효과를 구현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건물 제어 시스템과 연동된 조명 연출은 향후 실시간 데이터와 결합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웹툰 산업 자체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와 함께 성장해 온 디지털 콘텐츠 시장으로, 플랫폼 간 트래픽 경쟁이 장기화된 상태다. 전면적인 20주년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환기하고 플랫폼 접점을 늘리는 시도는 이용자 체류 시간과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네웹월드처럼 앱 내부에 장기 이용자 경험을 아카이브하고 재구성하는 기획은, 다른 OTT와 웹소설 플랫폼 경쟁 속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이번 사옥 연출과 네웹월드를, 단기적인 이벤트를 넘어 IP 비즈니스 중심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웹툰과 영상, 게임, 굿즈 등으로 이어지는 수익 다각화 전략에서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IT와 건축, 조명 시스템이 결합된 사옥 외벽 연출과 앱 내부의 디지털 이벤트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향후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런 형태의 공간 기반 프로모션과 디지털 경험 설계가 다른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