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변이 폐암 타깃”…보로노이, 신약 VRN11 임상 데이터로 주목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이 폐암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가 개발한 ‘VRN11’은 미국암학회·미국국립암연구소·유럽암연구치료기구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EGFR C797S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등 기존 표적치료 옵션이 제한됐던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치료 반응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산업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는 이번 결과가 “중추신경계 전이 동반 폐암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보로노이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자체 개발 항암신약 ‘VRN11’과 ‘VRN10’의 임상 1상 중간결과를 포스터 형태로 공개했다.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EGFR C797S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4명 가운데 3명(75%)에서 종양 크기 감소(부분관해·PR)가 관찰됐으며, 뇌전이 또는 연수막전이가 동반된 11명 모든 환자에서 암 진행 억제(질병통제율·DCR)가 나타났다. 이는 뇌 및 중추신경계 전이에 취약한 EGFR 변이 폐암 환자에 희소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VRN11’은 기존 EGFR 저해제(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로 한계에 부딪혔던 C797S 변이에도 활성을 보이며, 기존 치료 대비 내약성·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입증됐다. 실제로 임상 1상에 참여한 54명 전원에게 400mg까지 투여했을 때 3등급 이상 중대한 약물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고, 10개월 이상 투약에서도 안전성이 유지됐다. 보로노이 측은 “EGFR C797S 변이 환자 대상 임상 1b·2상으로 진입해 추가 검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점에서 EGFR 변이 및 중추신경계 전이 동반 폐암은 기존 치료로는 효과적 관리가 어려웠고, 글로벌 제약사들도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에서는 이미 다양한 EGFR 표적치료 신약이 도입 중이지만, 내성 변이나 뇌전이 대응력에서는 한계가 컸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FDA와 유럽 EMA가 EGFR C797S 변이 항암제에 대해 신속심사와 혁신치료제 지정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임상 진입과 해외 시장 진출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임상 2상 이상의 확증적 데이터와 장기 안전성·효과 데이터 확보가 주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이 변이 폐암 및 중추신경계 전이 환자의 실질적 치료 대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국면”이라며 “기술 혁신과 임상·규제 절차의 효율적 조화가 신약 상용화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