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큰화 인프라, 단일 체인 시대 끝났다”…블랙록·리플 XRP, 간접 정렬에 시장 주목

강태호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6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토큰화 전략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리플 XRP 생태계 사이 구조적 연결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 금융 인프라가 멀티체인화되는 과정에서 자산 발행, 규제 준수, 결제 인프라가 교차하는 새로운 관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토큰화 가속 흐름 속에 리플 XRP가 단순 투자 대상이 아닌 인프라 레벨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임스 타블로이드에 따르면 블랙록의 ‘USD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는 이더리움(Ethereum) 기반으로 출발한 뒤 상호운용성 프로토콜 웜홀(Wormhole)을 통해 멀티체인 구조로 확장됐다. 웜홀은 기관 환경에서 사용되는 크로스체인 인프라로, 최근 리플이 이를 자사 네트워크인 XRP 레저(XRPL)에 공식 통합하면서 양측 인프라가 같은 상호운용 프레임워크 내부에 포진하게 됐다. 외신은 “두 플레이어 간 직접 제휴나 독점 계약 없이도 동일한 기술 레이어를 공유하게 된 점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블랙록 토큰화 전략과 리플 XRP 인프라의 교차점, 보이지 않던 연결이 드러났다 (제공:AI제작)
블랙록 토큰화 전략과 리플 XRP 인프라의 교차점, 보이지 않던 연결이 드러났다 (제공:AI제작)

이 같은 구도 배경에는 대형 금융기관이 특정 단일 블록체인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설계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은행들은 여러 체인을 병렬로 활용해 결제 경로를 분산하고, 장애·보안·규제 리스크를 흡수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이런 환경에서 XRPL은 독립된 대체 네트워크라기보다 멀티체인 결제 레일 중 하나로 편입되는 방향으로 포지셔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 타블로이드는 웜홀을 “단순 자산 브리지가 아니라 규제 환경에 맞춘 크로스체인 메시징 및 전송 표준”으로 규정했다. 여기에 디지털 증권 발행·관리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토큰화 자산의 규제 준수와 투자자 관리 역할을 수행하면서, 규정 이행이 인프라 설계 초기 단계부터 내장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신은 “이 조합 속에서 XRPL은 토큰화된 자산과 실제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실질적 경로 중 하나로 편입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도는 구조적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구체적인 운용 자산 규모나 체인별 거래 비중 등 수치 정보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데이터 불일치 문제는 없지만, 블랙록과 리플 사이에 ‘직접 사용’이나 ‘공식 파트너십’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인프라 간 연계 가능성이 과도하게 해석될 여지는 남는다. 유동성 규모, 각국 규제 승인 범위, 거시경제 환경 변화 등 실사용을 좌우하는 변수도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구조적 정렬이 곧 실제 대규모 활용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토큰화 자산 발행과 멀티체인 결제 구조가 향후 몇 년간 본격 확대될 경우 XRPL의 활용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과, 규제 강화나 토큰화 성장 둔화 시 이번 정렬이 제한적 실험 단계에 그칠 수 있다는 상반된 전망이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리플 XRP의 인프라 역할 확대 여부는 기관 자금이 실제로 이 결제 레일을 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토큰화 인프라를 둘러싼 다자 경쟁 속에서 어떤 체인이 핵심 결제 허브로 부상할지 주목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강태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블랙록#리플xrp#웜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