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90선서 방향성 실종…FOMC 경계에 외인·기관 동반 매도

임태훈 기자
입력

8일 코스피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4,090선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이벤트를 앞둔 경계 심리가 짙어진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박스권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망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1포인트 0.08퍼센트 내린 4,096.8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9.20포인트 0.22퍼센트 오른 4,109.25에서 출발한 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추세 없이 4,090선 안팎을 오가는 흐름이다.

코스피, FOMC 경계 속 4,090선 등락…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박스권
코스피, FOMC 경계 속 4,090선 등락…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박스권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우위가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같은 시각 외국인은 3,457억 원을 순매도 중이고 기관도 1,389억 원 규모로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4,610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받아내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에서 1,761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현물과 선물 모두에서 매도 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증시는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 9월 개인소비지출 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FOMC를 앞둔 경계감이 우세한 분위기다. 뉴욕 3대 주가지수는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무리하며 방향성을 보류했다. 한국 시각으로 11일 새벽 공개될 12월 FOMC 정례회의 결과와 10일 오라클, 11일 브로드컴 실적 발표 등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대외 변수 소화를 앞두고 매매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단기 재료 부재 속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FOMC 결과와 미국 주요 기업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 뚜렷한 추세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준금리와 향후 점도표 방향에 따라 달러와 금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급이 다시 재편될 여지가 있다며 FOMC 이후 코스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흐름은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10만9,500원으로 1.01퍼센트 오르며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54만1,000원으로 0.55퍼센트 내리며 대형 반도체주 내에서도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4.52퍼센트 상승 중이며, 기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각각 0.81퍼센트, 3.46퍼센트 오르는 등 일부 성장주에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반대로 방어주와 금융주는 약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73퍼센트, 현대차는 1.59퍼센트 하락하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KB금융도 각각 4.73퍼센트, 2.91퍼센트 떨어지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속 업종이 1.89퍼센트 오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유통과 전기 전자 업종도 각각 1.32퍼센트, 0.69퍼센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기계 장비 업종은 2.86퍼센트 하락하며 약세가 두드러지고, 의료 정밀기기와 보험 업종도 각각 2.18퍼센트, 2.68퍼센트 내리는 등 업종 내 차별화가 뚜렷하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9포인트 0.15퍼센트 오른 926.13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장 시작 직후 3.78포인트 0.41퍼센트 상승한 928.52에서 출발했으나, 대장주 알테오젠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때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반등하며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코스닥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1,393억 원을 순매수 중이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9억 원, 871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FOMC를 앞둔 불확실성에도 기술주와 2차전지 등 성장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코스닥 지수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이날 오전 대전광역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결의를 의결했다. 이전 상장 결정 이후 알테오젠 주가는 2.30퍼센트 오른 4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코스닥 내 차기 대장주로 거론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8.14퍼센트, 18.37퍼센트 급등하며 대체 수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0.23퍼센트 오르는 반면,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는 각각 2.73퍼센트, 0.81퍼센트 하락하는 등 종목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FOMC 결과와 미국 기술주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성장주 중심으로 수급 재편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FOMC 결과, 미국 인플레이션 흐름, 반도체 수요 전망이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라고 보고 있다. 당분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되, 향후 통화정책과 실적 모멘텀이 확인되는 구간에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FOMC 결과와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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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알테오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