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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H치료제 DD01"…디앤디파마텍, KDDF 우수과제 선정으로 글로벌 임상 탄력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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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H 치료제 개발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텍이 국가 과제를 발판으로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개발 중인 MASH 치료제 DD0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선정하는 2025 국가신약개발사업 우수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단기간에 경쟁 약물과 견줄 만한 지방간 감소 효과를 보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치료제 시장 판도를 바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이 향후 글로벌 기술이전과 후기 임상 진입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앤디파마텍은 16일 MASH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 후보물질 DD0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5 국가신약개발사업 우수과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DD01은 현재 미국에서 MASH 환자를 대상으로 48주 투약 설계의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이번 평가는 해당 글로벌 임상 데이터의 경쟁력을 공인한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발굴한 GLP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 작용제다. GLP1 작용제는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인슐린 분비 촉진 등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잘 알려져 있고,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은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촉진해 간 내 지방 축적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두 경로를 한 분자에 결합한 이중 작용제는 체중 및 대사 개선과 간 지방감소를 동시에 노리면서 기존 단일 표적 약물 대비 치료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DD01은 경쟁 후보 대비 단기간에서의 효능이 부각됐다. 디앤디파마텍에 따르면 임상 2상 12주차 중간 분석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지방간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회사는 글로벌 경쟁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MASH 후보 서보듀타이드가 48주 투여 시 보고한 지방간 감소율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DD01이 12주 만에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동일 기간 대비 지방간 감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만큼, 추후 48주 시점에서 섬유화 개선까지 입증될 경우 차별화된 프로파일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ASH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염증과 섬유화 단계로 악화된 상태를 의미하며, 치료제 공백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체중 감소를 동반한 대사 개선과 간 조직 내 지방 및 염증 감소, 섬유화 억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해 약물 개발 난도가 높다. GLP1 계열 치료제들이 비만과 당뇨 영역에서 대형 시장을 열어가고 있지만, MASH에서는 아직 장기 섬유화 개선과 안전성 데이터를 갖춘 약물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DD01처럼 간 지방 감소와 체중 조절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 작용제는 향후 표준 치료 후보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DD01은 지난 6월 KDDF의 신약 임상개발 임상 2상 단계 과제로 먼저 선정되며 24개월간 약 45억5000만원 규모의 연구개발비 지원을 확보했다. 이어 이번에 2025 국가신약개발사업 우수과제로 추가 선정되면서, 연구비뿐 아니라 사업화 전략 수립, 글로벌 임상 설계 고도화 등 범정부 지원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비임상부터 임상,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범부처 사업으로, 희귀질환과 난치성 질환, 대사질환 등에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GLP1 기반 대사질환 약물을 중심으로 MASH 타깃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다국적 제약사는 비만 치료용 GLP1 약물을 MASH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인 후보도 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체 이중 작용 기전과 비교적 신속한 지방간 감소 데이터를 무기로, 글로벌 회사들과의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 협상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안으로 미국 임상 2상 환자들의 48주 투약을 모두 마무리하고, 내년 5월께 조직생검 기반 섬유화 개선을 핵심 지표로 한 탑라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조직생검은 간 조직을 직접 채취해 염증과 섬유화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MASH 치료제 허가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객관 지표로 간주된다. 탑라인에서 섬유화 개선과 안전성이 동시에 확인될 경우, 후속 임상 3상 설계와 병행한 기술이전 협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임성묵 디앤디파마텍 연구개발본부장은 최근 연이은 과제 선정을 DD01의 글로벌 임상 경쟁력이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DD01을 통해 의미 있는 사업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회사의 연구개발과 사업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공개될 48주 임상 2상 결과가 국내 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진출 속도와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DD01이 국가 지원을 발판으로 실제 시장에 안착해 MASH 치료제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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