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의 연승 신화”…한화, 키움 대파→단독 1위 질주
밝은 미소가 흐드러진 고척스카이돔의 밤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오랫동안 흠뻑 배인 암흑기를 지워내며, 드라마가 돼버린 연승의 여정을 팬들과 함께 완성해가고 있었다. 손을 맞잡은 관중 석마다 환희와 기대가 겹쳐졌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한화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원정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9-1로 제압했다. 이날로 11연승을 달성하며, 1992년 5월 이후 33년 만에 다시 한 번 역사의 이정표를 찍었다. 한화는 최근 21경기에서도 19승 2패의 폭풍을 일으키며 시즌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초반 한화 타선의 이른 각성은 역동적이었다. 3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출루한 뒤 문현빈의 희생 플라이, 곧이어 이어진 채은성의 적시타로 흐름을 움켜쥐었다. 4회에는 끊임없는 출루와 플로리얼의 안타, 문현빈의 두 번째 희생 플라이로 점수를 벌렸고, 노시환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가 추가점을 불러왔다.
키움 히어로즈는 5회 송성문의 홈런으로 뒤늦은 반격을 시작했으나, 한화는 8회와 9회에도 각각 2점씩 더하며 상대의 추격을 단호하게 저지했다. 이날 승부는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마운드에서 코디 폰세는 6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흔들림 없는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7승째를 기록했다. 이로써 KBO리그 다승 선두의 자리를 지켜냈다. 문동주 감독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매 순간 집중했다. 관중의 열기가 매 경기마다 진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고척돔에는 이틀 연속 1만6천 명의 관중이 들어차 남다른 연승의 기운을 뒷받침했다.
이날로 26승 13패가 된 한화는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며, KBO리그 전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키움은 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한 희망을 남겼다.
한화는 11일 다시 키움과 맞대결에서 12연승에 도전한다. 서울 밤 도심을 수놓은 노란 물결, 33년 만의 한화 연승 가도는 이제 야구계 전체가 주목하는 민감한 신호가 됐다.
야구장의 환호와 함성은 여전히 밤하늘에 길게 맴돈다. 어떤 승리보다 길고 짙은 성취의 순간, 한화의 연승은 단순한 기록 너머 오래된 희망을 끌어올리는 이야기였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키움전 연속 경기는 팬들의 기억에 한동안 잊히지 않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