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서 14억 달러 빠져나갔다”…이더리움, 고래 매도 겹치며 가격 조정 우려 확산
현지시각 기준 11월 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을 둘러싼 변동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고래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까지 겹치며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움직임은 기관 자금 흐름이 이더리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ETF 유출이 어느 수준까지 ‘경고 신호’로 해석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인 분석 매체 코인오태그(Coinotag)에 따르면 2025년 11월 한 달 동안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유출된 자금은 약 14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기록했던 4억 3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는 10%가량 상승했지만, 일일 기준으로는 1% 미만의 약세를 보이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소밸류(SosoValue)의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11월 전체로는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했지만 직전 5거래일 동안은 3억 6800만 달러 이상이 순유입되며 단기적인 회복 신호도 포착됐다. 시장에서는 이 구간이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ETF를 활용하는 기관·대형 투자자들의 트레이딩 패턴이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도 확인된 셈이다.
고래로 불리는 대형 보유자의 매도 역시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인오태그는 초기 투자자로 분류되는 한 고래가 최근 약 2억 7000만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이더리움 8만 7824개를 매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외신들은 이더리움이 현재 3040달러 선에서 강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이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추가로 5∼6% 정도 가격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11월의 대규모 ETF 유출이 곧장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월간 기준 누적 유출액이 상당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최근 5거래일 연속 순유입 전환은 가격 조정 국면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구조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해당 고래 투자자가 여전히 2억 달러 이상 규모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매도는 시장 이탈보다는 수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ETF 자금 흐름 하나만으로 이더리움 가격의 급락을 예단하는 접근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 미국(USA)과 유럽(Europe)의 금리 정책,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 변화처럼 외부 변수가 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Bloomberg) 등 주요 금융 매체는 이더리움 ETF 자금 유출이 잠재적인 가격 조정의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거래량과 온체인 데이터, 파생상품 시장 포지션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후 4분기는 대체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여온 시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2025년 11월에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 실현과 방어적 포지셔닝이 두드러지며 신중론이 확산된 모습이다. 글로벌 매체들은 연말을 앞두고 리스크 자산 전반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더리움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주요 지지선인 2600∼3000달러 구간 방어 여부에 쏠려 있다. 이 구간이 지켜질 경우 ETF 유출에도 불구하고 중기적 상승 추세가 유지될 수 있지만, 하향 이탈 시에는 복수의 기술적 지표에서 추가 조정 신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최근 순유입으로 전환된 ETF 자금 흐름이 이어질 경우, 고래 매도로 인한 매도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하며 변동성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격 등락과 별개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디파이(DeFi), 토큰화(tokenization) 수요 확대 등 기술적·구조적 요인이 장기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으로는 기관 자금의 비중이 커질수록 ETF 자금 유출입과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경고했다. 국제사회와 규제 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온체인 지표와 기관 자금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이더리움 ETF 유출과 고래 매도 움직임이 연말 가상자산 시장 흐름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