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주의 국제협력 절실”…우원식, 믹타 의장회의서 중견국 의회 역할 강조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과 믹타(MIKTA) 5개국 의회 대표단이 서울에서 머리를 맞댔다.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둘러싼 각국 의회의 역할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우원식 의장은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믹타 국가들이 주축이 돼 국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믹타 국회의장 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 국제 질서의 혼란을 짚었다. 그는 “세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복합적 위기 가운데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도 매우 치열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믹타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고 통합과 공존의 미래를 위한 협력 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며 포용적 리더십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우 의장은 “의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믹타의 5개국 의회는 지속적 교류와 협력을 이어오며 의회 외교와 국제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왔다”며 “믹타 의회의 포용적 리더십과 실천적 협력은 갈등과 분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다자주의를 다시금 강조하고 국제 협력을 추동하는 희망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믹타는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 중견국 5개국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이들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중 주요 7개국(G7)과 브릭스(BRICs)에 속하지 않으면서, GDP 기준 세계 12~18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주도로 2013년 제68차 유엔총회 계기로 창설된 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국제적 도전과제 대응과 다자주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국회의장 회의에서 각국 의회 대표들은 ‘통합과 공존의 미래를 위한 의회의 포용적 리더십’을 화두로, 국제관계, 기후·에너지, 사회보장, 정치의회 등 네 개 세션에 걸쳐 의견을 나눴다. 한국 측 우원식 국회의장은 현장에 참석한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 파울리나 루비오 멕시코 하원 부의장, 수 라인즈 호주 하원의장,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국회의원 등 각국 대표단과 양자회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일정을 통해 유연한 의회 외교 채널 강화와 국제협력 기반 확대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믹타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다자외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글로벌 위기 환경에서 중견국 연대의 실질적 협력이 국제사회의 건전한 균형추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각국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실질적인 연대 강화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믹타 국회의장 회의 논의 결과는 향후 각국 의회 간 협력 프로젝트와 다자주의 국제 질서에서 주요 지침이 될 전망이다. 국회는 앞으로도 중견국 외교와 의회 네트워크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