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레알 마일스톤 유입 확인”…올릭스, 플랫폼 기술 재평가에 주가 7% 급등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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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과의 공동 연구가 실제 마일스톤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올릭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2월 들어 기술이전 계약의 실질적 현금 창출 능력이 확인되자 RNA 간섭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매수세도 강화돼 향후 바이오 섹터 내 주도주 지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0일 오후 1시 55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올릭스는 전 거래일보다 8,800원(7.04%) 오른 13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달 27일 124,4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바닥을 확인하며 반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상승으로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하며 단기 추세 전환 신호를 점등했다. 최근 2주간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거래량을 동반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자 추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분석] 로레알이 입증한 기술력… 올릭스, 마일스톤 유입으로 턴어라운드 시동
[분석] 로레알이 입증한 기술력… 올릭스, 마일스톤 유입으로 턴어라운드 시동

수급 구조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거래원 상위에서 제이피모간은 매수 2위에 오르며 약 8만1,000주를 사들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글로벌 메이저 자금의 유입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달 27일 기준 6.4%에서 최근 8.2%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주가 조정 구간 동안 외국인이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재매집에 나선 셈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존재감이 커졌다. 올릭스의 시가총액은 약 2조 6,913억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3위권 대형주에 올라 있다. 같은 바이오 업종 내에서 씨젠 등 다수 종목이 보합권이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릭스만 7%대 강세를 기록하며 섹터 내 주도주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상장주식수는 약 2,011만 주이며, 현재 주가는 동종 바이오 기업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하는 요소는 글로벌 파트너십과 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이다. 올릭스는 프랑스 로레알과 진행해 온 피부·모발 연구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마일스톤을 달성해 기술료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올릭스의 자가전달 비대칭 siRNA(cp-asiRNA) 기술이 글로벌 톱티어 기업의 요구 수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그동안 ‘계약 체결’ 단계에 머물렀던 기대가 ‘현금 유입’이라는 증거를 통해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OLX301A의 미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플랫폼 기반 바이오 기업의 경우 파이프라인 초기 단계 성과가 전체 성공 확률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번 임상 결과는 향후 개발 진척 속도와 기술이전 협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올릭스를 개별 파이프라인 신약 개발사가 아니라 확장성 높은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하는 추세다. RNA 간섭 기술을 기반으로 안과, 간 질환,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있어 테마 연동성도 크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 탈모 치료제 관련 기대감이 부각될 때마다 올릭스 주가가 동반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났다. 시장이 동일 기술을 여러 질환에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재무 구조는 아직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올릭스는 현재 적자 구간에 있으며, 2024년과 2025년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그럼에도 2026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2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 수준으로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6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가 전년 대비 5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기술료 유입과 파트너십 확대 시기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도 지적된다. 현재 올릭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20배 수준으로, 코스닥 바이오 평균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지분율이 8%대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메이저 투자자들은 단기 적자보다 중장기 플랫폼 가치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외국인 수급의 지속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주가는 13만 원대 중반 안착을 시도하는 국면으로, 증권가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 16만 원과 비교할 때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지지선으로는 12만5,000원 선이 거론되며, 이 가격대를 유지하는 한 상승 추세가 유효할 것이란 진단이 우세하다.

 

다만 바이오 섹터 특성상 임상 데이터, 계약 진행 상황,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 최근 제기된 오버행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외국인 수급 흐름과 주요 개발·계약 일정 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확대와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가 올릭스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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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릭스#로레알#제이피모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