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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생활패턴 읽는다”…KT엠모바일, 제휴 요금제 50만 돌파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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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사업자 KT엠모바일이 생활 밀착형 제휴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 기반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5대 생활 혜택 제휴 요금제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하면서, 통신비 절감 중심으로 형성돼온 국내 MVNO 시장에 구독형 서비스와 리워드 결합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과 콘텐츠, 오프라인 리테일을 하나의 데이터 축으로 묶어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읽고 맞춤형 혜택을 제시하는 전략이 알뜰폰 차별화 카드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독 결합형 요금제가 향후 통신요금 구조와 마케팅 방식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엠모바일은 5대 생활 혜택 제휴 요금제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었다고 2일 밝혔다. 이 제휴 요금제는 회사가 생활 밀착형 패키지로 설계한 ‘오대장’ 라인업으로, 밀리의서재와 네이버페이, 편의점 CU, 다이소, 올리브영 등과 묶인 상품으로 구성된다. 통신 회선에 데이터와 음성뿐 아니라 전자책, 간편결제 포인트, 편의점과 생활용품, 헬스·뷰티 유통 채널 혜택을 함께 제공해 이용자의 일상 소비 전반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 리워드를 강화한 구조다.  

핵심은 통신사 관점의 단순 제휴가 아니라, 구독형 콘텐츠와 오프라인 리테일을 묶어 하나의 번들 요금제 안에 담은 결합 설계다. 예를 들어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서재와 연계된 요금제에서는 데이터 사용과 독서 구독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나 CU, 다이소, 올리브영과 연동된 요금제에서는 통신요금 납부 이력과 오프라인·온라인 결제 패턴을 기반으로 할인, 적립, 쿠폰 등 맞춤 혜택을 제안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할 여지가 있다. 통신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이 깔린 만큼, 향후에는 AI 기반 리코멘데이션과 개인화 프로모션을 더해 이용자별 최적화 요금제 설계로도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KT엠모바일은 올해 단순 저가 요금 경쟁에서 벗어나 실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실용 혜택 강화에 전략 초점을 맞췄다. 특히 중저가 라인업을 보강해 다양한 연령층 이용 패턴을 반영한 선택지를 늘렸고, 구독형 콘텐츠와 리테일 리워드를 각기 다른 가격대 조합으로 설계해 사용량과 소비 성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전체 제휴 요금제 이용 고객 수는 올해 1월 대비 약 33퍼센트 늘었고, 회사 전체 가입자 수도 19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가 요금 인하 경쟁만으로는 가입자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아래, 데이터 기반 제휴 포트폴리오와 생활 밀착 혜택을 강화해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방어하면서 이탈률을 낮추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국내 MVNO 시장에서는 대형 통신 3사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와 다수 중소 사업자가 혼재하며 가격·데이터 중심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엠모바일의 생활형 제휴 요금제는 가입자 유입 경로를 통신 채널에서 리테일·콘텐츠 채널까지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밀리의서재, 네이버페이, CU, 다이소, 올리브영 등은 각각 일정 규모 이상의 충성도 높은 고객 풀을 보유하고 있어, 제휴 파트너 입장에서도 통신 요금제와의 결합을 통해 고객 접점을 추가 확보하고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는 이미 구독 결합 전략이 주요 매출 축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북미와 유럽의 주요 통신사는 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게임, 음악 플랫폼, 금융 서비스 등을 묶은 번들 요금제를 통한 락인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의 오대장 요금제는 이런 흐름을 국내 알뜰폰 시장에 맞게 압축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특히 이용자의 연령과 이용 패턴에 따라 전자책 중심, 리워드 적립 중심, 뷰티·헬스 중심 등으로 조합을 달리하는 방식은, 향후 한국형 슈퍼앱 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통신·리테일·콘텐츠의 결합이 본격화되면서 개인정보와 결제 데이터, 이용 이력의 수집·활용에 대한 규제와 윤리 이슈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요금제 가입 시 선택한 제휴 서비스에 따라 사용자의 위치 정보, 구매 내역, 취향 정보가 통신사와 제휴사 간에 어떤 방식으로 공유되고, 데이터가 어떻게 익명화·가명화·분석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국내 데이터 관련 규제는 사업자가 목적 외 이용을 제한하고, 마케팅 활용 시 명확한 동의 절차를 요구하고 있어, 알뜰폰 사업자도 데이터 활용 설계 단계에서부터 법적 요구 사항을 반영한 구조를 짜야 한다. 향후 데이터 기반 추천과 개인화 요금이 본격화될수록, 이용자 통제권과 알고리즘 설명 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질 수 있다.  

 

KT엠모바일은 내년에도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생활 혜택 제휴 요금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제휴 카테고리를 다각화해 교육, 금융, 헬스케어 등으로 넓히고, 외부적으로는 제휴 파트너와의 공동 마케팅, 데이터 기반 공동 기획 상품을 통해 롱테일 수요까지 흡수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이광규 KT엠모바일 사업운영본부장은 한 해 동안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상품 경쟁력을 높인 결과 전체 가입자 수와 제휴 요금제 가입 고객 유치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알뜰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합리적인 통신요금을 넘어 일상에 실질적인 혜택과 편익을 더하는 상품·서비스로 1위 사업자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생활 밀착형 제휴 요금제가 알뜰폰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지, 그리고 데이터·구독 결합 모델이 실제 수익성 개선과 장기 고객 락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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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엠모바일#오대장요금제#알뜰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