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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백반 한 상”…시장 골목서 만나는 미식 축제의 온기 → 음식이 잇는 이웃의 정,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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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장 골목에서 ‘같이 먹는 백반’이라는 따스한 풍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예전엔 단순한 한 끼로 여겨졌던 백반상이 이제는 지역의 품격을 담은 미식 축제의 상징이 됐다.

 

광천문화시장에선 최근 ‘홍성백반페스타’가 열리며 오랜 동네의 손맛과 설레는 이웃의 미소가 백반상마다 고스란히 담겼다. 메인 거리에서는 홍성의 대표 먹거리인 백반과 젓갈, 마늘이 들어간 소고기뭇국이 한 상에 차려지고, 글로벌 김밥 팝업스토어까지 더해져 전통과 현대가 함께하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물한다. 제철 로컬 식재료로 구성된 다섯 가지 반찬과 다양한 젓갈, 이국적인 풍미의 김밥을 맛본 방문객들은 그 매력에 쉽게 발길을 멈추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광천 한 상 가득한 백반 체험부터 글로벌 김밥까지…‘홍성백반페스타’ 충남 홍성에서 열린다
광천 한 상 가득한 백반 체험부터 글로벌 김밥까지…‘홍성백반페스타’ 충남 홍성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시장 곳곳에서 준비된 체험 프로그램에서도 느낄 수 있다. 김굽기와 젓갈백반 쿠킹클래스, 백반 도시락 키링 만들기, 목조 젓가락 제작, 네일아트와 페이스페인팅 등 남녀노소 모두가 음식과 장인의 손재주를 함께 즐긴다. 화로 위 김 굽는 냄새, 직접 담는 반찬, 빵과 디저트까지, 시장의 공간이 오감만족의 미식 놀이터로 바뀐 모습이다.

 

최근 지역 축제와 골목 장터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엔 경제적 공생과 정서적 연대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친환경 로컬푸드와 직접 만나는 소비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었다. 홍성백반페스타처럼 마을 상권과 지역 상가가 적극적으로 결합한 축제는 로컬 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트렌드 칼럼니스트 이재은 씨는 “한 상에 둘러앉아 나누는 밥은 가족, 이웃, 낯선 이 모두를 연결하는 심리적 유대의 상징”이라며 “음식으로 시작되는 소통이 마을의 품격이 되고, 작은 시장 골목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는 출발점”이라고 표현했다.

 

축제에 다녀온 김보라(36) 씨는 “어릴 적 엄마와 시장에서 먹던 백반이 떠올라 괜히 뭉클했다”며 “시장이라는 공간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한 젓가락씩 나누는 밥이 예전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SNS에는 다양한 음식 인증샷과 생생한 후기가 넘쳐나며, “이런 작은 축제가 일상에 큰 위로가 된다”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홍성백반페스타’는 한 끼 식사의 따뜻함을 너머, 마을과 사람, 지역 경제와 삶의 의미를 다시금 발견하게 한다. 한 상을 가득 채운 음식 너머로, 우리는 오래된 골목의 활기와 세대의 정, 그리고 슬며시 번지는 다정한 미소를 확인한다. 작은 한 그릇으로 이어지는 이웃의 정—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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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백반페스타#광천문화시장#로컬식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