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연속 주식 매도”…워런버핏, S&P 500 고평가 경고에 시장 긴장 고조
현지시각 기준 12월 4일, 미국(USA) 증시를 대표하는 장기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12분기 연속으로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는 행보가 S&P 500 지수의 고평가 부담을 경고하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 투자 리서치업체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S&P 500 지수가 강세장에 진입한 2022년 4분기 이후 줄곧 매도 우위를 유지해왔으며, 이 기간 순매도 규모가 1840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및 단기 투자자산 보유액은 사상 최대인 3810억달러로 집계됐다. 투자 여력은 충분하지만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찾지 못했거나, 시장 전반의 가격 수준을 지나치게 비싸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고평가 우려는 주요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S&P 500 지수의 평균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40배에 도달했다. CAPE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교수가 고안한 지표로, 최근 10년간의 인플레이션 조정 순이익을 반영해 경기 변동성을 보정한 주가 수준을 보여준다. 1957년 지수 산출 이후 CAPE가 40배를 넘긴 기간은 전체의 3%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 데이터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향후 수익률에 부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월간 CAPE 지수가 40배 이상을 기록했던 시점 이후 S&P 500 지수는 향후 3년 동안 예외 없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이 조건 충족 후 3년간 지수는 평균 30% 하락했으며, 최대 낙폭은 43%에 달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2028년 12월까지 미 증시는 상당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USA) 증시는 세계 자산시장의 기준지수 역할을 하는 만큼, 고평가 우려와 함께 장기 강세장의 피로감이 겹칠 경우 유럽(Europe)과 아시아(Asia) 주요국 증시로도 조정 압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들도 미국 자산 비중 조정 여부를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동일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CAPE가 과거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후행 지표인 만큼, 향후 이익 성장률이 과거와 다를 경우 단순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미국(USA)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법인세 인하와 기술 혁신의 영향으로 4.4%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이 생산성과 비용 구조를 바꾸면서 기업 마진을 추가로 끌어올릴 경우, 주가 급락 없이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워런 버핏의 행보를 일종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버핏은 통상 시장이 과도하게 비관적일 때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과열 국면에서는 현금을 쌓으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온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꼽힌다. 그가 사상 최대 현금을 보유한 채 12분기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점은 현 시점의 가격 수준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해외 주요 매체들도 미국(USA) 증시의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S&P 500의 CAPE 40배 돌파는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수준으로, 향후 수년간 기대수익률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술 섹터 중심의 낙관론자들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어 단순한 과거 통계 비교는 과도한 비관을 부를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개별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요구되는 시기라고 조언한다. 외신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모멘텀 성장주를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기보다, 현금 비중과 방어적 자산을 확대하면서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이 견조한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워런 버핏이 강조해온 “가격이 아닌 가치에 집중하라”는 원칙을 다시 상기할 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기간 강세장을 이어온 미국(USA) 증시가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버핏의 보수적 행보와 CAPE 40배라는 수치가 향후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어떤 변화를 촉발할지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미국 증시 조정 가능성과 그 파급 효과, 그리고 AI 중심의 이익 성장 스토리가 실제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