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오모리 앞바다 규모 7.6 강진”…올해만 일본서 규모 5.0 이상 지진 35차례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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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모리현 인근 해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하며 동북아 지진 위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올해만 일본에서 규모 5.0 이상 지진이 30차례 넘게 이어지면서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15분 일본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동쪽 133km 해역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약 50km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국내에서 지진동이 감지되지는 않았고, 해일 발생 가능성 등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기상청

올해 들어 일본에서는 이 같은 중대형 지진이 잇따랐다. 기상청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규모 5.0 이상 지진만 35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7일에는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남남동쪽 379km 해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고, 13일에는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남동쪽 22km 해역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관측됐다. 같은 달 23일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 북서쪽 66km 지역에서는 규모 5.0, 27일 오키나와현 나하시 서남서쪽 242km 해역에서는 규모 5.0의 지진이 이어졌다.

 

3월 23일에는 오키나와현 나하시 서쪽 303km 해역에서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다. 4월에도 지진 활동이 계속돼 2일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남쪽 102km 해역에서 규모 6.0, 9일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섬 북북동쪽 38km 해역에서 규모 5.6, 18일 나가노현 나가노시 서남서쪽 31km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관측됐다.

 

5월에는 일본 북부 지역까지 지진이 확산됐다. 26일 홋카이도 삿포로시 동남동쪽 167km 지역에서 규모 5.3, 31일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남동쪽 238km 해역에서 규모 6.1 지진이 보고됐다. 6월 2일에는 홋카이도 삿포로시 남동쪽 246km 해역에서 규모 6.3, 19일 아사히카와시 동남동쪽 344km 해역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달 22·24·29·30일에는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남남서쪽 270km 안팎 해역에서 규모 5.0~5.2 수준의 지진이 연달아 관측됐다.

 

7월 들어 가고시마 남쪽 해역에서는 사실상 군집 형태의 지진이 이어졌다. 2일 하루에만 가고시마시 남남서쪽 268km, 291km, 301km, 297km 해역에서 규모 5.0~5.5의 지진이 4차례 발생했고, 3일에도 같은 해역에서 규모 5.0과 5.5의 지진이 추가로 관측됐다. 5일과 6일에는 규모 5.3, 5.4 지진이 같은 해역에서 반복됐으며, 15일에도 규모 5.1 지진이 보고됐다. 28일에는 다시 홋카이도 삿포로시 동남동쪽 167km 지역에서 규모 5.3 지진이 발생했다.

 

8월 7일에는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섬 북쪽 26km 해역에서 규모 5.7, 19일에는 홋카이도 삿포로시 남남서쪽 130km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있었다. 10월 8일에도 가고시마시 남남서쪽 291km 해역에서 규모 5.2 지진이 기록됐다. 연말로 갈수록 동북부 해역이 다시 요동쳤다. 11월 9일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동쪽 204km 해역에서 규모 6.5, 10일 같은 지역 동쪽 201km 해역에서 규모 6.2 지진이 이어졌다. 21일에는 오키나와현 나하시 서쪽 303km 해역에서 규모 5.0, 25일에는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동북동쪽 43km 지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일본 열도가 세계적인 지진 다발 지역인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만큼, 연중 이 같은 중대형 지진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일본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강진이 해일이나 지반 진동을 통해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속적인 관측과 대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상청은 일본과 인근 해역 지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한반도 영향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가 큰 해역 지진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 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국내 영향이 예상될 때는 신속히 국민에게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오모리 해역 강진을 계기로 국내 지진 대비 인프라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진 설계가 미흡한 노후 건축물, 대형 SOC 시설, 원전·석유화학 단지 등 국가 기반시설의 안전성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또 지진 발생 시 대피요령 교육과 경보체계 운용 훈련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상청과 지자체는 앞으로도 일본 주변 해역 지진 정보를 공유하며 감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반도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동북아 지진 활동의 추세와 구조적 위험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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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진#기상청#아오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