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엔 28만원”…릴리 마운자로, 위고비와 가격 경쟁 본격화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이달 국내 출시를 앞두고 가격 경쟁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효능 신약으로, 저용량 제품의 도입가가 업계 기준선보다 낮아지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가격 책정이 “국내 보험 약가와 실제 소비자 접근성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릴리가 이번에 책정한 마운자로의 국내 공급가는 2.5㎎ 시작 용량이 약 28만원, 5㎎ 유지 용량이 37만원 이하 수준이다. 출시 초기엔 병·의원에 프리필드펜(사전충전 일회용 주사기) 제형으로 월 4펜씩 공급된다. GIP·GLP-1 이중 효과로 체중 감량 효능이 알려진 마운자로는 현재 글로벌 임상에서 위고비 등 단일 작용제 대비 체중 감량 폭과 속도에서 두각을 보인 바 있다.

특히 마운자로의 저용량(2.5㎎·5㎎)이 대표 경쟁 약물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최대 25% 저렴하게 공급될 전망이다. 위고비의 경우 모든 용량(0.25~2.4㎎)에 대해 펜당 37만원으로 균일 책정됐으며, 월 실구매가는 기관별 차이가 있지만 40만~5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반면 마운자로의 고용량(7.5㎎·10㎎) 제품은 추후 52만원 선으로, 위고비보다 높은 가격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제품군 별로 가격 차등이 뚜렷하게 적용된 점, 그리고 의약품 유통망(40~50개 업체)을 통한 전국 공급 방식도 신규 진입 신약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의약계 관계자들은 “마운자로가 아직 건강보험 약가 적용 전 단계라 실제 처방가격 변동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마운자로의 차별점은 GIP·GLP-1 이중 수용체 효능으로, 정량 기준 기존 약물 대비 신속하고 효과적인 체중 감량 결과를 보인 점이다. 위고비 등 기존 GLP-1 단일 작용제 대비 임상지표에서 우위를 기록한 데이터가 공개됐다. 반면 주입 펜 구조는 일회용(마운자로)과 다회용(위고비) 등 형태 차이가 있어 환자별 사용 편의성에서 선호도가 엇갈릴 수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글로벌 표준 증례로 자리잡은 가운데, 일라이릴리의 공격적인 가격 전략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약가 경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FDA는 두 약물 모두 승인한 상태에서 메디케어·민간보험 적용 범위를 두고 치열한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 또는 비급여 조건이 확정되지 않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상이 예고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직접 경쟁 구도는 국내 환자 접근성을 크게 결정하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의 국내 실제 시장 안착이 앞으로 약가제도, 바이오 혁신산업 경쟁구도의 시험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