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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판단하는 AI”…메가존클라우드, AWS 신규 에이전틱 인증 확보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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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판단하고 계획하는 에이전틱 AI 기술이 기업 IT 인프라의 새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의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을 획득하며, 생성형 AI를 넘어 실사용 가능한 에이전틱 AI 역량을 공식 입증했다. 단순 텍스트 생성이 아닌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하는 단계로의 진입이라는 점에서 클라우드 기반 AI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이 PoC 수준을 넘어 전사 단위 운영 체계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1일 AWS의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 취득 사실을 밝혔다. 연초 AWS 생성형 AI 컴피턴시를 확보한 데 이어, 같은 AI 역량 인증 체계 안에서 보다 고도화된 에이전틱 영역까지 연달아 인증을 받은 것이다. AWS는 최근 파트너 프로그램을 AWS AI 컴피턴시로 재편하고, 그 안에 에이전틱 AI를 포함한 세부 스페셜라이제이션을 신설해 기술 수준을 세분화하고 있다.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은 자연어를 이해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시스템과 API를 호출해 복잡한 태스크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AI를 실제 기업 환경에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는 인증이다. 단순 챗봇이나 문장 생성과 달리 업무 맥락을 파악하고 절차를 분해한 뒤, 여러 사내 시스템과 외부 서비스를 연동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번 인증은 AWS가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AI 전문 파트너를 선별하기 위해 도입한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WS는 기존 생성형 AI 컴피턴시를 확장해 모델 선택, 프롬프트 설계, 벡터 데이터베이스 활용, 보안·컴플라이언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요구하고 있으며, 에이전틱 AI의 경우 실제 레퍼런스 프로젝트와 운영 성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금융, 리테일, 건설, 제조 등에서 이미 수백 건의 AI 및 데이터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회사는 2026년까지 AI·데이터 프로젝트 수행 건수가 전년 대비 3배, 관련 매출이 2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발성 PoC가 아니라 운영 시스템에 깊이 들어가는 프로젝트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이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적용 사례도 산업 전반에 걸쳐 축적되고 있다. GC녹십자에는 품질 문서 자동화를 위한 생성형 AI 시스템을 구축해 방대한 규제 문서와 품질 관련 서류의 작성·검토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문서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이고, 인력 의존도가 높은 품질 관리 프로세스의 효율을 개선했다. 하나투어에서는 AI 기반 패키지 일정 자동 설계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여행 상품 기획 과정을 표준화하고, 고객 선호 데이터를 반영한 맞춤형 일정 추천 기능을 고도화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는 챗봇 에이전트와 데이터 기반 상담 지원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며, 고객 문의 분류, 민감 정보 필터링, 규제 준수 체크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확장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외부 고객 사례와 별개로, 내부 업무에도 에이전틱 AI 개념을 적극 도입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사 업무 생산성이 2023년 상반기 대비 40퍼센트 향상됐다. 핵심 도구는 자체 개발한 MSP 에이전트로, 클라우드 운영과 고객 지원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AI 에이전트다. 이 에이전트는 8000여 고객사의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시던트 패턴, 설정 변경 이력, 자주 발생하는 장애 유형 등을 학습해, 문제 원인 후보를 제시하고 대응 절차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운영 데이터가 축적되고 알고리즘이 고도화되면 엔지니어 1인당 처리 가능한 업무량이 3배에서 4배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텍스트나 코드를 실제 시스템 동작으로 연결하는 접점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제조 분야에서는 장비 로그와 매뉴얼을 학습한 에이전트가 설비 이상 징후를 감지해 점검 작업을 스케줄링하고, 부품 재고를 확인해 발주까지 자동으로 실행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금융에서는 규제 문서를 기반으로 상품 설계 초안을 만들고, 리스크 지표를 점검해 내부 심사 문서를 자동 생성하는 구조로 확장될 수 있다. 서비스 업종에서는 상담 기록과 예약 시스템, 결제 시스템을 연동해 고객 문의 응대부터 예약 변경, 환불 처리까지 하나의 에이전트가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이미 에이전틱 AI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스타트업들이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워크플로 자동화 플랫폼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에서도 제조, 물류,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에이전트형 AI 도입 논의가 확산되는 추세다. 메가존클라우드는 AWS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과 북미, 일본,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9개국에서 쌓은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에이전틱 AI 서비스로 연결해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에이전틱 AI 확산 과정에서 규제와 보안, 데이터 거버넌스 이슈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업무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특성상, 권한 관리와 감사 로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전자금융 감독규정 등이 AI 자동화 범위를 사실상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고위험 업무에 대한 에이전트 도입은 단계적 진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AWS와 같은 글로벌 CSP는 데이터 암호화, 접근 제어, 지역별 데이터 저장 정책 등을 고도화하며, 에이전틱 AI가 규제 환경 내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가는 중이다.

 

공성배 메가존클라우드 CAIO는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의 의미를 AI 실전 도입 역량 측면에서 강조했다. 그는 메가존클라우드가 단순한 AI 도입 컨설팅을 넘어 실제 기업 환경에서 에이전틱 AI를 구현하고 운영까지 지원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하며, 다양한 산업에서 사람이 수행하던 판단과 계획, 협업 업무 일부를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00여 명의 클라우드 및 AI 기술 전문가를 보유한 AI·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 글로벌 및 국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150여 개 ISV 파트너와 자체 개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보안이 통합된 서비스 모델을 강화하는 한편, 에이전틱 AI를 핵심 축으로 하는 차세대 관리형 서비스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산업계는 메가존클라우드가 확보한 AWS 에이전틱 AI 인증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와 레퍼런스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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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aws#에이전틱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