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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펩타이드 오랄링크 특허확장…디앤디파마텍, 글로벌 기술입지 강화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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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투여가 어려운 펩타이드 의약품 한계를 넘으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플랫폼 오랄링크의 러시아 특허 등록 결정을 확보했다. 효소 분해와 장벽 투과 문제를 해결해 펩타이드의 경구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기술로, 호주와 영국에 이은 개별국 특허이자 캐나다에 이은 구성요소 확장 특허라는 점에서 향후 비만 치료제와 차세대 경구제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디앤디파마텍은 29일 오랄링크 플랫폼 기술에 대한 러시아 신규 특허가 등록 결정됐다고 밝혔다. 오랄링크는 기존 주사제 형태로 투여되는 펩타이드 계열 신약 후보를 알약 형태로 전환하는 경구용 펩타이드 약물전달 기술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분자량이 크고 물에 잘 녹는 특성 탓에 위장관 내 효소에 쉽게 분해되고 장 상피세포를 통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혈액으로 흡수되는 비율을 뜻하는 경구 생체이용률이 낮아 대부분 주사제로 개발돼 왔다. 업계에서는 펩타이드 구조 개량과 부형제 조합을 통해 이 흡수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의 핵심 인프라로 본다.

 

디앤디파마텍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에서 등록 결정된 특허는 오랄링크 구성요소 중 비타민 리간드 결합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었다. 비타민 리간드는 장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비타민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펩타이드가 그 통로를 따라 세포 안으로 유입되도록 돕는 부착 분자를 뜻한다. 반면 러시아에서 등록 결정된 특허는 비타민 리간드 결합뿐 아니라 지방산 유도체 결합까지 포괄한다. 지방산 유도체는 지용성을 높여 장세포막을 통과하는 비율을 개선하고, 혈중에서의 안정성과 약효 지속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두 계열의 전달 모듈을 아우르는 특허 구조를 통해 디앤디파마텍은 동일 플랫폼으로 다양한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경구제로 설계할 수 있는 기술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러시아 특허가 기존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자사 고유의 약물전달 설계 기술을 다루고 있어 핵심 플랫폼 방어력 강화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호주와 영국에 이은 세 번째 개별국 오랄링크 특허 등록 결정 지역이다. 여기에 비타민 리간드 결합 관련 캐나다 특허가 더해지면서,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를 둘러싼 다국가 특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완성해 가는 모양새다. 펩타이드 계열 대사질환 치료제의 블록버스터급 성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경구제 전환 기술을 선점하면 상용화 과정에서 기술이전 협상력과 로열티 수익 구조 구축에 유리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 측이 대표 활용 사례로 언급한 경구용 GLP 1 비만 치료제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전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GLP 1은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당뇨와 비만 치료 타깃으로 널리 쓰이지만, 단백질성 펩타이드인 탓에 경구 흡수 효율이 낮다. 이 때문에 주사제 대비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만성질환에 적합한 경구 제형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적으로는 글로벌 빅파마와 다국적 바이오텍이 염과 부형제 조합, 위장관 투과 촉진제, 나노입자 기반 전달체 등 다양한 경구용 펩타이드 기술을 실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타민 리간드와 지방산 유도체를 동시에 포섭하는 설계 특허를 러시아까지 확장한 점은 디앤디파마텍이 플랫폼형 전달 기술로 경쟁 우위를 노리겠다는 전략 신호로 풀이된다.

 

한편 펩타이드 경구제 개발 과정에서는 각국 규제당국이 원료 구조와 부형제 안전성, 장기간 복용 시 위장관 손상 여부에 대해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특허를 통해 기술적 차별성을 인정받더라도 실제 임상 개발에서는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복약 순응도, 생산 공정 단가까지 포함한 통합 경쟁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디앤디파마텍 이슬기 대표는 각국 오랄링크 관련 특허 등록 결정이 기술의 신규성과 진보성이 특정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경구용 GLP 1 비만 치료제뿐 아니라 차세대 물질에 대한 경구제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디앤디파마텍이 축적 중인 오랄링크 특허 포트폴리오가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어느 수준의 기술이전과 파트너십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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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파마텍#오랄링크#경구용펩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