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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번 접어도 끄덕없다”…삼성, 트라이폴드 내구성 시험 공개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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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폴드 폼팩터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내구성 기준을 다시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2번 접히는 구조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에 대해 20만 회 이상 반복 폴딩, 고속 CT 스캔, 실제 사용 환경 기반 시뮬레이션 등 고강도 신뢰성 시험을 적용하면서다. 화면 주름과 힌지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업계는 이번 검증 과정을 차세대 폴더블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식 뉴스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내구성 테스트와 정밀 조립 공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12일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제품 설계와 품질 관리 수준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해당 영상에서 회사는 메인 디스플레이가 장기간 사용에도 견딜 수 있도록 20만 회 폴딩 테스트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하루 100회 접는 사용 패턴을 가정할 경우 약 5년 사용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2019년 첫 폴더블폰 이후 축적해 온 설계 및 제조 기술을 집약한 제품으로, 펼쳤을 때 10형급 대화면 태블릿, 접었을 때 6.5형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다단 접이 구조를 채택했다. 특히 메인 디스플레이에는 반복 접힘에 따른 스트레스 분산 설계가 적용됐고, 디스플레이 품질 관리를 위해 3D 레이저 스캐닝 공정을 도입해 미세 결함까지 사전 검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외관과 구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 전략도 눈에 띈다. 전면에는 코닝 고릴라 글라스 세라믹 2를, 후면에는 유리섬유 합성 신소재를 적용하는 방식을 택해 외부 충격과 긁힘에 대한 저항성을 끌어올렸다. 힌지에는 두 개의 아머 플렉스 힌지를 통합한 티타늄 기반 구조를 적용해, 다단 접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 피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힌지 조립에는 자동화 시스템을 투입해 오차를 최소화한 점도 내구성 확보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내부 구조 안정성을 위해 고속 CT 테스트도 도입했다. 유연 인쇄 회로 기판과 주요 내부 구조 부품을 비파괴 방식으로 스캔해 설계 요구 사항 충족 여부와 부품 결함, 표면 품질을 정밀 점검하는 공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검증 방식이 트라이폴드와 같은 복잡 폼팩터에서 조립 편차와 초기 불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사용 환경에 근접한 시뮬레이션도 강화했다. 네트워크 품질, 배터리 수명, 디스플레이 구동 특성, 온도와 습도 등 다양한 환경 요소를 반영한 실제 환경 시나리오 테스트를 적용해, 일상 사용에서의 안정적인 성능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이후에는 카메라 선명도 검사 공정을 통해 모듈별 초점 정확도와 색 재현 성능을 확인해 영상·사진 품질을 맞췄다.  

 

방수 성능은 폴더블 구조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여러 각도에서 강한 수압의 물줄기를 가하는 시험을 통과해 IPX8 등급 방수 성능을 확보했다. 다단 접이 구조임에도 1세대 폴더블 수준의 방수 등급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설계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대성과 배터리 용량 간 균형도 이번 제품의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 두께는 3.9밀리미터, 접었을 때는 12.9밀리미터로 일반 폴더블폰에 근접한 수준이다. 무게는 309그램으로 전작 폴더블 대비 증가했지만, 10형급 디스플레이와 5600밀리암페어시 배터리를 탑재한 점을 감안하면 설계 상 타협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큰 화면을 요구하는 멀티태스킹, 콘텐츠 소비 수요와 장시간 사용 패턴을 겨냥한 구성이라는 해석이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12일 국내 출시되며, 16기가바이트 메모리와 512기가바이트 저장용량을 갖춘 크래프티드 블랙 단일 모델로 제공된다. 국내 폴더블 시장에서 고가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공략하는 동시에,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트라이폴드 수요 검증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가 지속적인 폼팩터 혁신을 통해 모바일 사용 경험의 확장을 시도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새로운 폼팩터 분야에서 축적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생산성과 휴대성의 균형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업무와 창의 활동, 연결성 전반에서 사용 경험을 넓혀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고가·복잡 폼팩터인 트라이폴드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를 확보할지, 그리고 내구성 검증 수준이 장기 사용 데이터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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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갤럭시z트라이폴드#노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