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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허물고 마을 품은 교회”…김혜경, 청주 쌍샘자연교회서 공동체 재건 강조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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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마을 재생을 둘러싼 관심과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지역 공동체 재건에 나선 교회를 찾으면서 농촌 정책·공동체 복원 담론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혜경 여사는 11일 충청북도 청주시 외곽에 위치한 쌍샘자연교회를 찾아 마을 재건 사례를 둘러보고 주민들과 만났다. 쌍샘자연교회는 2002년 이 지역에 둥지를 튼 뒤 20여 년 동안 쇠퇴하던 농촌 마을을 공동체형 마을로 전환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온 곳이다.

교회 설립 초기 9개 고령 가구만 남아 있던 해당 마을은 지금은 자연 친화적 공방과 카페 등이 들어선 60여 가구 규모의 공동체로 성장했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동체 중심으로 마을을 재편한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김 여사는 주민들을 만나 “하나님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분들을 찾아왔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쌍샘자연교회를 두고 “교회가 마을을 품고 마을이 교회를 성장시킨 상생의 현장”이라고 평가했다고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종교 시설이 지역 생활공간의 거점으로 기능한 점에 의미를 부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는 예배당과 카페, 책방 등 교회가 운영하는 공간을 차례로 둘러본 뒤 마을 재건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담장을 허물고 마음을 나누며 마을 전체를 따뜻한 삶의 터전으로 일궈낸 것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공간을 폐쇄적으로 지키기보다 공동체와 공유하며 마을 단위 돌봄·상생 구조를 확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김 여사는 교회가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에서 일일 교사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아이들에게 “환경을 지키는 아이들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미래를 바꾼다”고 격려했다. 단순한 방문 일정에 그치지 않고 기후·환경 교육과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덧붙인 셈이다.

 

대통령실이 농촌 마을 재건 사례를 대통령 부인 행보의 주요 무대로 선택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농촌 지역 공동체 정책 강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고령화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신도시 개발 중심 접근을 넘어 마을 단위 재생과 사회적 경제 모델을 결합하는 방식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나 재정 지원 방안 등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차원의 메시지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무회의, 관계 부처 협의 등을 통해 농촌 마을 재건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편 여권과 야권 모두 농촌·지방 민심을 총선, 대선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 배우자의 농촌 행보 역시 정치적 해석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동체 재생을 강조한 발언이 향후 정부 농촌 정책과 맞물릴 경우 지역 균형발전 논의와 국회 입법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치권은 농촌 마을 재건 모델을 둘러싼 지원 방식과 재원 배분 등을 두고 본격적인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향후 농촌 공동체 재건 사례를 추가로 점검하고, 관련 정책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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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이재명대통령#쌍샘자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