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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료 AI 내시경 동맹…웨이센, 국제성모와 확산 가속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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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의료기술이 K의료의 해외 진출 전략을 바꾸고 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의료 AI와 병원의 해외 환자 네트워크를 결합해 하나의 통합 수출 패키지로 내세우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병원·기업 동맹이 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커지는 의료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K메디컬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웨이센은 지난 10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과 글로벌 의료사업 및 공동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웨이센은 AI 메드테크 전문 기업으로, 특히 내시경 영상 분석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키워온 곳이다. 국제성모병원은 가톨릭관동대학교의료원 산하 종합병원으로, 해외 환자 유치와 의료협력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K메디컬 글로벌화를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협력 범위에는 해외 진출과 글로벌 확산에 필요한 제반 업무 교류, 의료 AI 제품 개발과 국내외 의료기관에서의 임상 적용을 위한 사업 발굴 및 공동 추진, AI 기술 기반 공동 연구 과제 발굴 등이 포함된다. 단발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임상, 연구, 사업 전 영역에 걸친 연속적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웨이센의 핵심 사업 분야인 AI 내시경은 내시경 검사 영상에서 용종 등 병변 후보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기술이다. 컴퓨터비전 알고리즘과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영상 프레임을 초당 수십 장 단위로 분석하고, 의심 부위를 시각적으로 표시해 의료진의 판독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기존 육안 판독 중심 내시경 검사보다 조기 병변 발견률을 높이고, 검사자 간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협력은 AI 솔루션을 실제 해외 의료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임상 근거와 레퍼런스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국제성모병원은 향후 웨이센의 의료 AI 솔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임상 적용 사례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병원과의 공동 연구나 시범 도입 모델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이 축적한 임상 데이터와 운영 경험은 AI 솔루션의 성능 고도화에도 중요한 학습 자원이 된다.

 

국제성모병원은 최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 국가와 몽골,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로 의료협력 네트워크를 넓혀 왔다. 건강검진, 중증질환 치료, 의료인 연수 등 다양한 형태의 교류가 이뤄지는 구조다. 웨이센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에서 AI 내시경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의료협력 네트워크와 AI 솔루션 수출 전략이 맞물리면서, 양측은 패키지형 K의료 수출 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의료 AI 도입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내시경 보조 AI가 식품의약국과 각국 규제기관 인허가를 획득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일본과 중국도 자국 병원 중심의 임상 검증과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실제 임상 적용성과 해외 파트너십 수가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되는 국면이다. 이번 협약이 웨이센과 국제성모병원에 글로벌 레퍼런스 확보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규제와 제도 측면에서도 의료 AI는 각국 인허가 요건과 의료보험 체계 차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대한 인허가 절차가 정비되고 있고, 일부 AI 영상 진단 솔루션은 건강보험 시범 적용을 통해 실사용 데이터가 쌓이는 중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국가별 데이터 보안 규정과 의료기기 인증 기준이 달라, 현지 병원과 협력해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정책 환경에 맞춰 제품을 현지화하는 전략이 필수로 여겨진다. 병원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기업의 기술·제품화 역량을 결합하는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가톨릭관동대학교의료원장 겸 국제성모병원장 고동현 신부는 이번 협약을 두고 국내에 한정된 협력을 넘어 국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웨이센과 함께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병원 국제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웨이센 김경남 대표는 임상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기술 신뢰성을 높이고 글로벌 확산 속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 의료 AI 솔루션의 해외 진입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K메디컬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병원과 AI 기업이 함께 모델을 설계해 해외로 공동 진출하는 방식이 향후 K의료 수출의 표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실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며 확산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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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센#국제성모병원#k메디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