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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또 무산”…윤석열 전 대통령, 특검 신경전 격화
정치

“체포영장 또 무산”…윤석열 전 대통령, 특검 신경전 격화

전서연 기자
입력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일 서울구치소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재차 시도했으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서울구치소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다. 특검팀은 10여 명의 교도관, CRPT(교정시설 기동순찰팀) 요원 등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을 출정과장 방으로 불러 체포를 시도했으나, 현장의 강한 거부와 충돌로 집행을 9시 40분께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특검팀이 양팔과 다리를 강제로 들어 올리고 의자째 차에 태우려 하다, 의자가 뒤로 밀리며 전직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허리와 팔 통증을 호소하며 의무실 진료를 요청하는 등 거센 후유증을 보였다.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선 넘는 물리력 행사”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사람을 케이지 안에 가두고 이 특검이 와서 때리고 저 특검이 와서 때리는 듯한 상황”이라며 “일반 수용자에게도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같은 날 오후 언론 브리핑을 갖고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수감 상황까지 고려해 집행했다. 적법한 절차였음을 분명히 한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지난 1일 첫 체포영장 집행 시도도 윤 전 대통령의 격렬한 저항으로 무산된 바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지원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힘썼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연이은 집행에 나서왔다. 명씨는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과 30일 소환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31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두 차례 시도 모두 좌절된 것이다. 영장 유효기간이 이날까지인 만큼,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재청구해 추가 구인을 시도할지, 또는 대면조사 없이 곧장 기소할지 기로에 선 상황이다.

 

한편 김건희 여사 역시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전날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공개 소환 조사를 받은 직후다. 김 여사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2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정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법원이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까지 발부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 수사를 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한국 정치에 닥칠 전망이다.

 

정치권은 법적 기준과 인권, 정무적 파장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 역시 검찰권 행사의 정당성을 강하게 내세우는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절차적 위법성 및 전직 대통령 예우 침해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향후 특검 수사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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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