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극소 23주 미숙아 생존”…일산차병원, 고위험 신생아 치료 입증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 치료에 병원 정보시스템과 생체 신호 모니터링 기술이 결합한 신생아 집중치료 인프라가 성과를 내고 있다. 일산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출생 체중 570그램, 임신 23주에 태어난 남아를 100일 동안 고위험 신생아 표준 프로토콜과 정밀 모니터링 기술로 관리해 2.22킬로그램까지 회복시켰다고 밝혔다. 극단적으로 이른 시기의 출생은 폐 성숙과 순환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생존 자체가 어려운 구간으로 꼽혀, 이번 사례는 국내 고위험 신생아 치료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해당 남아는 출생 직후부터 기도삽관과 양압기를 통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해야 했다. 심장 동맥관이 닫히지 않는 동맥관 개존증이 지속되며 혈역학적 불안정이 이어졌고, 삼킴 기능 미숙으로 위관 수유에 의존하는 등 복합적인 고위험 요인을 안고 있었다. PDA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수유량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어 체중이 한때 430그램까지 떨어졌고, 감염과 호흡부전 위험이 겹치며 중대한 분기점이 반복됐다.

의료진은 24시간 상시 인공호흡기 파라미터, 산소포화도, 심박수, 혈압 등 생체 신호를 집중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치료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NICU 전용 모니터링 장비는 미세한 산소 요구량 변화와 순환 상태 변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인공호흡기 설정과 체액 관리, 약물 용량을 즉각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결과 심잡음이 점차 감소했고, 추적 심장초음파에서 동맥관이 자연 폐쇄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PDA 관련 위험 요인이 해소됐다.
동맥관 폐쇄 이후 의료진은 호흡기 치료 단계를 낮추고, 영양 공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 촉진에 집중했다. 고위험 신생아 표준 치료 프로토콜에 따라 에너지와 단백질 비율을 정밀하게 설계한 영양 처방이 이뤄졌고, 감염 예방을 위한 엄격한 손 위생과 격리 관리도 병행됐다. 산소 의존도가 감소하면서 자발호흡이 안정화됐고, 젖병을 스스로 물고 섭취하는 양이 증가하면서 위관 튜브도 제거됐다. 현재 체중은 출생 시보다 약 4배 늘어난 2.22킬로그램에 도달해 인큐베이터에서 일반 보온실로 옮겨진 상태다.
병원 측은 이번 사례가 단일 환자 회복을 넘어, 고위험 신생아 치료 체계 전반의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한다. 24시간 상주하는 신생아 전문의와 숙련된 전담 간호진, 고성능 인공호흡기와 다채널 모니터링 장비는 IT 기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치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미숙아의 체중, 호흡 패턴, 영양 섭취량, 감염 지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쌓아가며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개입하는 방식이다.
국내외에서 고위험 신생아 치료는 인구 감소와 고령 산모 증가로 수요가 유지되는 분야로, 병원 간 인프라 격차에 따라 미숙아 생존률 차이가 나타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장비 수준과 상주 전문 인력 비율이 국가별, 지역별 건강격차를 좌우하는 주요 지표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초극소 저체중아와 초미숙아 구간에서는 한두 시간 단위의 치료 대응이 예후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일산차병원 NICU가 받은 고위험 신생아 치료 적정성 평가 1등급은 의료 인프라와 프로세스 성숙도를 방증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는 장비 수준뿐 아니라 인력 구성, 감염 관리, 치료 결과 등 복수의 지표를 종합한 결과여서 고위험 신생아 진료 역량을 수치화한 지표로 활용된다.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상급 NICU의 고도화된 장비 수요가 의료기기와 바이오센서, 병원 정보시스템 시장의 안정적 수요 기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향후 초미숙아 치료 분야에서도 데이터 기반 예후 예측 모델, 인공지능 기반 생체 신호 분석 솔루션 도입이 가속할 수 있다고 본다. 고위험 신생아는 성인 중환자와 달리 체중이 수백 그램 단위로 작아 약물 반응과 호흡 역학이 매우 민감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초정밀 센서와 알고리즘이 결합한 모니터링 기술의 활용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관련 의료기기는 엄격한 안전성과 임상 근거를 요구받는 만큼, 규제기관과 의료기관, 산업계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민희 교수는 23주 초극소 저체중아의 생존과 건강한 성장은 고도의 전문 치료와 가족의 지지가 맞물릴 때 가능한 결과라고 강조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발달을 이어가도록 후속 추적 관리와 지원 체계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례와 같은 성공적인 미숙아 치료 경험이 축적될수록, IT·바이오 융합 기반 신생아 집중치료 기술의 상용화와 고도화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고위험 신생아 치료 역량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제도의 균형이 저출산 시대 생명 의료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