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펙스 중국 콘서트 불투명 전환”…한한령 해제 기대 섞인 흔들림→팬들 애타는 기다림
수화기 너머로 조심스레 전해진 연기 소식에 푸저우의 밤공기가 금세 낯선 정적으로 변해갔다. 무대를 기다려온 이펙스 멤버들의 설렘과 현지 팬들의 기대감은 한순간 뒤엉켜 긴장과 상실의 그림자를 그렸다. 마음속에 품었던 청춘의 시간과 기다림은 조명을 기다리며 진한 여운만이 남았다.
이펙스의 중국 단독 콘서트가 예고 없이 연기됐다. 8인조 보이그룹 이펙스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5월 31일 푸저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가 현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연기된다고 공지했다. 공연을 손꼽아 기다렸던 현지 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들어선 공백만큼이나 드리운 실망감이 짙게 스며들었다.

이번 공연이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가졌기에 아쉬움은 더욱 깊었다. 2016년 한한령 이후 장기간 막혀 있었던 중국 본토에서 K팝 그룹 공연이 성사되는 첫 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이펙스의 공연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 SNS 웨이보 연예 부문 실시간 검색 7위에 오르며, 팬덤의 열기와 중국 내 기대감을 입증했다. 한국과 중국 음악 시장의 벽을 허무는 새로운 신호로 예측됐던 만큼, 현지 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계의 이목도 쏠려 있었다.
최근 힙합 그룹 호미들의 공연, 김재중의 팬미팅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지어 열리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실질적 움직임에 힘이 실린 상황이었다. 이펙스의 푸저우 공연 역시 K팝과 현지를 잇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떠올랐다. 이에 현지 팬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공연 개최를 반겼다.
하지만 공연 연기 소식이 전해지며 분위기는 급변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한한령 해제의 신호가 시기상조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내 대(對)한국 여론과 언론의 미묘한 기류가 이펙스의 공연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펙스 소속사는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가 확정되는 대로 다시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팬들은 불투명해진 미래 앞에서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한 채 새로운 소식을 고대하고 있다.
아직 어둠 속에 갇힌듯한 푸저우의 무대 위로, 이펙스 멤버들의 청춘과 소중한 기다림만이 아득히 흐른다.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 모두 불안한 시선으로 내일을 지켜보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공연 연기가 한중 음악 교류 물꼬를 다시 막지는 않을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음악시장이 조심스레 잰걸음을 옮기는 이때, 이펙스의 다음 행보와 공연 성사 여부가 새로운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이펙스의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는 최근 연기 소식에 따라 새로운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소속사를 통해 다시 안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