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4조 원대 피소로 이탈리아 법정에…유럽 반독점 판결 그늘→IT 지형 흔들릴까”
거대한 기술의 물결이 밀려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을 둘러싼 새로운 분쟁의 물결이 다시금 요동친다. 이탈리아의 가격 비교 서비스 운영업체인 몰티플라이 그룹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29억7천만 유로, 우리 돈 약 4조6천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그 중심이다. 시장의 질서를 순식간에 바꿀 법정 다툼의 서막에 유럽과 전 세계 IT 산업은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몰티플라이 그룹이 내세운 쟁점은 구글의 시장 지배력 남용이다. 자회사 ‘7픽셀’이 선보이는 비교 플랫폼 ‘트로바프레치’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구글의 자사 서비스인 ‘구글 쇼핑’에 밀려 정당한 경쟁의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고객 손끝이 닿는 검색 첫머리에 구글 쇼핑만이 올라가고, 경쟁자는 뒤안길로 밀려났다. 인터넷 생태계의 순위가 가진 막대한 의미를 곱씹을 때, 그 손실의 무게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 소송이 시선을 더욱 모으는 것은 2017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과거 판결 때문이다. 당시 EU 집행위는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 판정하고 24억2천만 유로, 약 3조7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이 결정에 불복했지만, 2023년 9월 유럽사법재판소의 최종 판결로 반전은 없었다.
몰티플라이 그룹의 이번 청구는 그 판결을 든든한 토대로 삼고 있다. 시장의 질서와 공정한 경쟁의 정신은 더 이상 구호에 머무르지 않는다. 구글은 “경쟁 촉진을 위한 다양한 조처를 해왔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손해배상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점규제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소송은 기업가치와 IT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미묘한 갈림길로 다가온다.
EU 집행위원회의 집요한 감시, 대형 IT 기업의 방어, 그리고 공정한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의 한복판에서, 세계는 다시 한번 기술과 규제, 성장과 견제의 긴장 위에 서 있다. 한국과 다른 국가들도 유럽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ICT 질서의 경계선에서 새로운 정책 조율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