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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과문 속 또 다른 경고”…인천 송도 학폭 가해자, 처벌 논란→사회적 울림 확산
사회

“SNS 사과문 속 또 다른 경고”…인천 송도 학폭 가해자, 처벌 논란→사회적 울림 확산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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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중학교 2학년생들의 한나절이 가슴에 깊은 상처로 드리운다. 지난해 11월, A양은 동급생 B양의 뺨을 일곱 차례 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이달 2일, ‘인천 송도 11년생 학폭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급속히 확산했고, 사회는 또 한 번 학내 폭력의 민낯과 마주하게 됐다.

 

현장에서 이미 방관자들의 웃음소리가 배경처럼 흐르고 있었음에도 누구도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영상 속 피해 학생 B양이 “미안해. 그만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기다린 자비가 돌아오지 않았다. 급기야 해당 영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삭제 요청까지 이어졌지만, 온라인의 흔적은 오래 남았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A 양 SNS
가해자로 추정되는 A 양 SNS

논란의 파장은 인천연수경찰서로 옮겨졌다. 수사기관은 영상을 바탕으로 사건 당사자인 중학교 2학년생 두 명을 특정해 조사에 나섰고, A양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온라인상에선 가해자에 대한 신상 추적 바람이 불었고, 피의자라고 지목된 A양의 SNS에는 사과문이 올라왔다. 그러나 그 내용에서 ‘개인정보 유출 시 고소하겠다’는 경고성 문장이 포함돼 다시금 논란을 키웠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목소리와 가해자에 대한 분노,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 사이에서 사회적 논쟁은 더 깊어진다.

 

사과문에는 자신의 미성숙한 행동에 대한 반성과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자신이 받는 전화, 메시지 등 심각한 신상 노출 피해가 서술돼 있다. A양은 “이제 그만 해 달라”며 호소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시 하나하나씩 고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남겼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 사적 제재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딜레마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반복되는 학교폭력 사건과 온라인 영상 확산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한계와 제도적 미비점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경찰의 수사 진전에도 불구하고, 현장 방관, 빠른 온라인 유포, 그리고 사과문의 내용까지 연쇄적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앞으로 수사 결과와 함께, 제도는 피해자 보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가해자 신상공개의 주의 기준은 어떻게 마련돼야 할지 사회적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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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송도학폭#a양#연수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