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번스 2순위 낙점”…한국전력, 드래프트 파격 선택→KOVO 남자부 새 판 흔들다
새벽을 뚫고 건너온 도전의 손끝, 에번스가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으며 KOVO 남자 프로배구 무대의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펼쳐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의 주인공은 2순위 지명권을 쥔 권영민 감독이었다. 침묵이 감도는 회의장, 무표정한 시선 사이로 에번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시작됐다. 팬들은 구단의 과감한 결정에 아낌없는 환호와 기대의 손길을 보냈다.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성적에 따른 공정한 추첨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140개의 구슬이 회전하는 순서대로, 각 구단은 꼼꼼한 선수 분석과 치열한 전략 수립 끝에 한 명 한 명을 불러냈다. KB손해보험은 안드레스 비예나와의 재계약을 선택해 1순위를 거머쥐었고, 대한항공 역시 카일 러셀, 현대캐피탈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와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새 얼굴 에번스에게 기회를 내줬다.

우리카드는 브라질 출신 하파엘 아라우호를, OK저축은행은 불가리아 국가대표 경력의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를 영입하며 각자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삼성화재 역시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한 미힐 아히를 데려오며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7개 구단 관계자들은 6일부터 이스탄불 현지에서 진행된 트라이아웃 일정을 소화하며, 선수들의 실력과 가능성을 꼼꼼히 점검하기에 바빴다. 재계약 선수들은 올 시즌 연봉 55만 달러로, 드래프트를 통해 신규 합류한 선수들과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 신규 영입 선수들에게는 40만 달러의 연봉이 기준선으로 제시됐다.
짧은 훈련과 낯선 환경 속에서도 에번스는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한국전력은 그 효용과 미래를 냉철하게 판단했다. 배구 팬들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가 리그의 다채로운 풍경을 어떻게 바꿀지, 벌써부터 코트에 불어올 생생한 바람에 마음을 기대고 있다.
서로 다른 국적, 각기 다른 서사와 만난 여름 이스탄불의 시간은 이국적인 긴장과 설렘으로 채워졌다. 선수와 감독, 그리고 팬들이 정성껏 빚는 승부의 이야기는 곧 다가올 시즌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물들이고 있다. KOVO 남자부의 새로운 역사와 감동, 그 시작을 이제 곧 코트 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