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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하락 불구…한국 휘발유값 13주 만에 반전”→소비자 부담 다시 시작되나
국제

“국제 유가 하락 불구…한국 휘발유값 13주 만에 반전”→소비자 부담 다시 시작되나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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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봄 공기가 가득한 시기에도 주유소 가격표는 어김없이 숫자를 다시 올렸다. 13주라는 긴 하락 곡선을 그리던 국내 휘발유 가격이 마침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39.8원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리터당 4.3원 올랐다. 기나긴 겨울을 지나 다시 오름세를 맞은 휘발유값은 국민들의 경제적 심리에도 미묘한 파문을 일으킨다.

 

서울의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이 대학로의 은은한 아지랑이 속을 빠르게 스치고, 강남역 거리의 주유소 간판 역시 1,717.9원이라는 숫자를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서울은 지난주보다 10.6원이 올라 전국 최고 가격을 기록했고, 산지의 길목 대구는 1,597.8원으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낮은 모습을 보였다. 브랜드별로도 희비가 교차한다. SK에너지 주유소는 리터당 1,649.3원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알뜰주유소'는 1,611.3원으로 저렴함을 자랑했다. 경유 또한, 1,506.6원까지 올라 4.2원의 변동폭이 새겨졌다.

전국 휘발윳값 13주 만에 상승…경유도 4.2원 올라
전국 휘발윳값 13주 만에 상승…경유도 4.2원 올라

국제 유가의 하락이 무색하게도, 국내 휘발윳값을 올린 변수는 복합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6월 증산 물량을 키우겠다는 신호를 주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동결을 택하며 국제 유가는 한때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두바이유 61.8달러, 국제 휘발유 73.3달러, 경유 77.5달러 — 이 모든 수치는 전주보다 차분히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국내 소비자 가격에 도달하기까지는 2~3주라는 시차가 존재한다. 더욱이 5월 1일 국내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국제 가격 하락분이 온전히 전달되지는 않는 그림자가 남았다.

 

국제사회 또한 원유시장의 변동성을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라본다. 미국과 영국의 무역 협상 타결은 원유시장에 안도감을 안겨주었지만, 환율의 흐름과 유류세 정책 변화가 복잡하게 가교를 놓는다. 대한석유협회는 “국제제품 가격과 환율 하락이 유류세 환원 효과를 상쇄해 국내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됐다”며 금명간 보합세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격 변화는 에너지 시장의 흐름, 환율, 국제 정치와 경제 동향, 그리고 각국의 정책 조정이 어떻게 한 나라의 소비자 체감 물가로 응축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유소 간판에 남은 숫자 하나, 하나가 곧 세계 경제의 파동이자,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풍경이 된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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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휘발윳값#경유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