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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케이블카에서 향일암 일출까지→여수, 바다가 품은 시간의 서정
문화

해상케이블카에서 향일암 일출까지→여수, 바다가 품은 시간의 서정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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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다를 넘나드는 도시, 여수에는 계절마다 변주되는 빛과 파도가 여행자를 품는다. 해 질 무렵 케이블카 유리창으로 번지는 노을과, 오동도의 동백꽃을 화폭처럼 거니는 시간은 모든 일상에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바위절벽 위에서 맞는 향일암의 일출은 잊히지 않는 여행의 한 장면으로, 여수의 특별함을 또렷이 각인시킨다. 이곳에선 수많은 기억과 감각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여수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손짓하는 것은 해상케이블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건너는 이 케이블카는 돌산과 자산공원을 잇는다. 케이블카에 앉으면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경계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밀려든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선과 서서히 불 밝히는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녁이면 붉어진 석양과 반짝이는 파도 위로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지면서, 모든 감정의 결이 풍성해진다.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오동도는 겨울이 깊어질수록 붉게 타오르는 동백나무 숲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해안 절벽을 타고 조성된 산책로 위에서는 파도 소리와 함께 나뭇잎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마주한다. 겨울 해질 무렵, 입구의 음악분수에서는 박자를 따라 다양한 빛과 소리가 퍼진다. 낮과 밤이 바뀌는 순간, 이 섬의 풍경은 잔잔함과 생동을 동시에 품는다.

 

향일암에 오르는 계단길은 사색을 부른다. 바위 절벽과 맞닿은 경내는 고요하며, 일출이 시작될 때 하늘에 퍼지는 빛은 방문객 모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안긴다. 이른 새벽, 수평선 위로 퍼지는 여명과 불빛은 신비롭고도 차분하다. 새로운 시작을 기원하며 향일암에 머무는 여행객들의 얼굴에는 경건한 설렘이 깃든다.

 

여수 밤바다의 낭만은 길게 이어진 포차 거리에서 더욱 짙어진다. 바다 내음이 어우러진 테이블 위로 출렁이는 조명과 웃음 소리가 퍼지면, 도시는 또 다른 얼굴을 펼친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는 다양한 해양 생명과의 조우가 펼쳐진다. 장군도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한눈 가득 시원한 전망이 펼쳐지며, 최근에는 해양레저 체험의 다양화로 더 많은 여행자들이 여수를 찾아 각기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바다와 섬, 그리고 시간의 수많은 조각이 모여 그림이 되는 여수의 봄날. 계절마다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는 이 도시는, 여행자를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울림을 전한다. 여수의 주요 명소들은 연중 내내 다양한 감각과 감동을 자아내며, 바다 도시의 정체성을 아름답게 드러낸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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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해상케이블카#향일암